[경기도품목농업인연구회 창조농업의 리더] 8. 경기도버섯연구회

신이 내린 보약, 버섯에 미래를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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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느타리버섯 신품종 ‘곤지7호’가 강원도·경상북도 등과 품종보호권 통상실시 처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시 한 버섯재배 농장에서 직원들이 곤지7호를 출하하고 있다.
잎도 없고 눈도 없고 꽃도 없지만, 열매를 맺는다. 

고대부터 ‘대지의 음식물’, ‘요정(妖精)의 화신(化身)’으로 불린 보약은 무엇일까. 바로 버섯이다. 식용버섯의 인공재배가 발달하고, 영양가와 약용가치가 널리 알려지면서 버섯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버섯은 기능성 식품과 무공해 작물로 친환경 농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버섯산업을 농가 현장에서 묵묵히 이끌어 가는 이들이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임재욱)이 육성, 지원해 지난 1993년 결성된 경기도버섯연구회(회장 이영욱)다.

최근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버섯 가격 하락으로 농가의 소득은 예전보다 좋지 않지만, 연구회원들은 전국 유일의 버섯연구소인 경기도버섯연구소의 신기술을 습득해 새로운 품종을 농가에 전파한다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현장에서 매진하고 있다. 

버섯 재배 기술력에서는 그 어떤 지역 농가보다 자신 있다는 경기도버섯연구회원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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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가현장 견학
■ 경기도품목농업인연구회의 최초 단체… 연구회 활성화 마중물 역할

지난 1993년 결성된 경기도버섯연구회는 경기도품목농업인연구회에서 조직된 최초의 단체다. 경기도품목농업인연구회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당시 버섯 농가들은 버섯연구소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다양한 정보와 기술교류에 갈증을 느껴 의기투합해 연구회를 조직했다. 현재는 128명의 회원이 활동하며 버섯연구소와 함께 경기도 버섯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기술 습득하고 농가의 소득증대와 친목 도모 등을 꾀하고 있다.

 

이영욱 회장은 “경기지역에만 유일하게 시도 단위에서 운영하는 전문적인 버섯연구소가 있는 만큼, 연구회원들의 기술력은 타도 보다 훨씬 앞서 있고, 신품종 보급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경기도에서는 느타리버섯 재배 등에 치우쳐져 있는 만큼 품목 전환을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한 회원들의 요구와 의욕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는 국내 버섯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 버섯생산 농가는 전국 7천369곳, 경기지역은 653곳으로 8.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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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청에서 개최하는 벚꽃 축제에서 다양한 버섯을 전시·판매하며 도민에게 버섯산업을 홍보하고 있다.
느타리버섯 농가가 244호로 가장 많고, 원목(표고) 204 농가 등 총 653 농가가 있다. 농산 버섯 재배면적은 전국 780㏊ 가운데 7분의 1을 차지하는 104㏊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고, 느타리버섯은 전국 생산량의 59.4%를 차지한다. 특히 경기도가 지난 2013년 개발한 느타리버섯 ‘곤지7호’는 지난 시장 보급 3년 만에 시장 보급률 20%를 기록하며 ‘전국구 인기 버섯’으로 등극했다. 

느타리버섯 곤지 7호는 현재 전국의 느타리버섯 농가의 20% 수준인 250여 농가에서 재배되는데 다수성이면서 품질이 우수해 보급면적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원균 등 10개 종균업체를 통해 2013년 8%, 2014년 13%, 2015년 20%로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농가에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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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총회 및 전문가 초청 세미
■ 회원들 끊임없는 열정… 버섯산업 발전 밑거름

웰빙식품으로 버섯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지만, 국내 버섯 산업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잇따른 개방화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내 버섯 소비시장의 기반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버섯 수출은 지난 2013년 1만6천491t(4천381만2천달러)에서 2014년 1만5천467t(4천69만9천달러)으로 줄었다. 반면, 수입은 지난 2013년 3만6천588t(6천693만1천달러)에서 2014년 5만522t(8천950만달러)로 대폭 늘었다.

생산량과 수입량은 늘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 부진과 맞물리면서 시장 가격이 대폭 내려갔다. 느타리버섯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당 4천~5천원에서 현재 1천500~2천원으로 하락했다는 게 연구회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버섯연구회는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버섯에 대해 홍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찬회와 교육, 세미나 등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버섯 소비 촉진을 위해 경기도청에서 개최하는 벚꽃 축제에서 다양한 버섯을 전시, 판매하며 도민에게 버섯산업을 홍보하는 등 대국민 홍보 역할을 자처했다. 

2014년도에는 지역별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지역에 적합한 버섯재배 방법과 지역 특색에 맞춘 기술법, 지역현황에 따른 버섯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함께 토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회원들은 실제 농가가 요구하는 작목별 세부기술 내용 교육의 필요, 느타리버섯 회원 중심으로 운영 중인 연구회를 표고ㆍ상황버섯 등 다품목 소규모 농가가 참여토록 운영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등 연구회와 버섯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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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 지역간담회
지난 2월 열린 연시 총회 및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도내 버섯 농가와 함께 버섯산업 발전과 농가소득 증가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해 호응을 얻었다. 버섯 자급률 100% 초과, 특정 품목 편중(느타리ㆍ새송이ㆍ팽이), 자동화병재배기술 확대로 생산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이 이어지자 버섯 재배농가들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생산자 간 합의된 버섯 수급 조절을 위한 의무자조금 설립 추진 등에 대한 방안이 논의됐다. 지난 2013년 농수산 의무자조금에 관한 법률이 공포된 후 농수산 전체 품목 중 최초로 의무자조금 협회로 출범한 한국인삼협회의 설립 추진 과정부터 추진 방법에 대한 벤치마킹 기회도 얻었다.

 

■ 농가소득 증대 총력… 의무자조금 설립 주도적 역할 다짐

올해 경기도버섯연구회는 버섯 농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의무자조금 설립 등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버섯 업계에 자조금 사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2001년부터다. 2000년도 접어들면서 생산량의 증가속도를 생산액이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도에는 버섯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폭락하면서 생산농가들이 어려움에 부닥친 실정이다. 

품목별 생산자 조직을 중심으로 자조금을 조성해 소비촉진, 판촉홍보 등으로 가격 안정에 나설 경우 생산 농가나 단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가격 안정과 공급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회원들과 전문가 등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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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경기도버섯연구회 임시총회 및 버섯채집회 행사에 참여한 회원들
아울러 불안정한 재배 및 소비여건, 버섯가격 하락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는 농가들을 위해 경기도버섯연구소와 함께 저비용 고수익을 내는 재배기술을 개발 및 습득, 보급하는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등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경기도에는 중심배양소가 없는 탓에 버섯 농가들이 타지역에서 종균을 사다 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욱 회장은 “버섯가격이 크게 하락한 만큼, 농가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데 올해 무엇보다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의무자조금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경기도 버섯 농가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고, 다양한 버섯재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경기도버섯연구소와 발맞춰 현장에서 묵묵히 전력을 기울이겠다. 버섯 농가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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