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35·두산), 신재영(27·넥센), 김광현(28·SK), 윤성환(35·삼성). 모두 각 팀의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들이다.
에이스 투수는 높은 이닝 소화 능력과 선발 승수를 쌓아주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실제로 위에 언급된 각팀 에이스들은 팀 내 선발 가운데 경기 당 평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승수도 가장 많다.
프로 2년차 막내구단 kt wiz에서 가장 에이스에 근접한 투구를 하고 있는 건 우완 주권(21)이다. 주권은 최근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승률과 이닝 소화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팀 공헌도를 따지는 대체 선수 승리기여도(WAR·대체 선수보다 팀에 안긴 승리수)에서도 0.86으로 선발 투수 가운데 1위다.
지난해 kt에 입단한 주권은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주목받지 못하는 젊은 투수일 뿐이었다. 잘 던지다가도 5회가 되면 급격히 무너지곤 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이후 달라졌다. 그는 당시 9회까지 단 한 점도 허락하지 않고 완봉승을 거뒀다. kt 구단 역사상 첫 개인 완봉승이기도 했다. 주권은 “완봉승 이후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한다. 조 감독도 “완봉승 이후 주권이 한 단계 성장했다”며 “특히 경기 운영에 눈을 뜬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주권은 최근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16일 한화전에서는 6.1이닝을 던졌지만 4실점했고, 23일 두산전에서는 5.2이닝 3실점으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주권은 “비로 예정됐던 등판이 하루 밀리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며 “몸이 무거웠는데 극복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t는 올 시즌 초반 마땅한 에이스가 없어 고민이었다. 외국인 투수 3인방인 트래비스 밴와트, 슈가 레이 마리몬, 요한 피노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에이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행히 주권이 급성장하면서 에이스 부재의 고민을 덜고 있다. 주권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에이스로 성장해준다면 이번 시즌 뿐 아니라 내년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여질 전망이다.
kt는 신생구단 특혜로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계약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3명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정대현이 올 시즌 뒤 군입대 가능성이 높은 상태여서 여러모로 주권의 성장이 반갑게 느껴진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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