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공기 중의 감염 인자를 통해 환자의 몸에 유입된다. 그 후 수십 년간 환자의 몸에 잠복해 환자에게 기흉과 폐암 등의 질병을 안겨주는 위험한 질병이다. 결핵이 그러하듯 우리 생활과 밀접하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는 나쁜 운전이 있다.
나쁜 운전에는 안전띠 미착용, 신호지시위반, 보복운전, 졸음운전 등이 있다. 이것들이 나쁜 운전이라 불리는 이유는 한순간의 방심과 위기의식 결여로 타인의 생명, 심지어 자기 자신과 가족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쁜 운전으로부터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9개월째 복무 중인 교통의무경찰이다. 나 역시, 나쁜 운전으로부터 위협을 받은 적이 있었다. 2015년 12월 음주단속 중, 한 외제 차량이 삼중추돌을 발생시킨 것이다. 차량은 분리수거장의 깡통처럼 구겨졌고 도로는 부서진 차의 부품과 유리조각 등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가장 두려웠던 것은 차량이 단 1cm만이라도 더 나에게 다가왔다면 내가 이 땅에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었을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몇 분 후, 이는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판명이 났고 나는 대한민국의 교통경찰로서 이 땅에 서 있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나쁜 운전은 결핵처럼 지금 이순간도 누군가의 가정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핵은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는 것이다. 나쁜 운전도 마찬가지다. 나쁜 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는 도로 곳곳에 퍼진 질병으로부터 치유될 것이다.
정윤영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기동2중대 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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