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가 당장 국내 증시에 큰 여파를 미치진 않고 있지만, 영국 자본의 유출이 ‘나비 효과’로 번질 수 있어 사전 대비가 요구된다.
28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자가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내 상장사 14곳의 지난 27일 기준 지분평가액은 브렉시트 투표 전날(22일) 대비 2.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날인 지난 22일 영국계 투자법인들이 보유한 지분평가액 총액은 5천26억원 규모였지만, 브렉시트로 결정된 이후 4천888억원으로 138억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코스닥 기업 휴비츠는 주가가 9%나 폭락하면서 5.15%의 지분을 가진 영국계 ‘몬드리안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즈 리미티드 투자법인’의 지분평가액 역시 95원에서 86억원으로 하락했다.
특히 국내 상장사 5곳에 5%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에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리미티드 투자법인’은 솔브레인ㆍ오디텍ㆍ이라이콤ㆍ인탑스ㆍ동양이앤씨의 주가가 모두 떨어지는 바람에 총 지분평가액이 19억원 가량 떨어졌다.
가장 큰 손해를 본 영국계 투자법인은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리미티드’로 나타났다. 코스닥 기업 메디톡스의 지분 가운데 5.08%를 보유한 슈로더의 경우 22일 1천216억원이던 지분평가액이 27일 기준 1천186억원으로 급락하면서 30억원(2.4%)의 손해를 봤다.
문제는 브렉시트의 나비 효과로 인해 주가 하락이 일부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EU 탈퇴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EU 주요 국가들의 ‘도미노 탈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럽계 자본이 지분을 가진 상장사들 또한 국내 증시의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장은 “젠가 게임에서 중요한 블록 한 개가 빠졌을 때 높게 쌓인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면서 “제2의 브렉시트와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면 국내 증시 시장도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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