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파문 확산… 안철수, 대표직 두번째 사퇴
총선 돌풍 두달여 만에… ‘새정치’ 이미지 타격
무엇보다 안 대표가 ‘새정치’를 전면에 내걸어서 당을 창당하고 이전 정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해 총선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치자금과 연루된 사건으로 인해 지도부 교체까지 이뤄지게 되자 당의 근간까지 휘청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안 대표의 사퇴 결심에는 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선숙 의원이 이번 리베이트 사태의 중심에 놓이게 되면서 안 대표의 책임론이 당안팎에서 제기돼 온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안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과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 대표가 이날 대표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더이상의 이미지 손실을 막겠다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보여진다. 새정치를 상징하는 안 대표의 이미지가 더이상 훼손될 경우 내년 대선에서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같은 사퇴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당내에서는 이번 안 대표의 사퇴에 대해 신생 정당으로 당의 기틀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당에 넘기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안 대표의 사퇴 결심 이전 박지원 원내대표가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앙꼬없는 찐빵’”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당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안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당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대패하자 안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후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해 4·13 총선에서는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고 38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3당 체제로 틀을 바꾸는데 성공했고 이어진 원내교섭단체 협상에서도 여야의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지난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인 김수민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실무를 총괄했던 박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구속까지 되는 상황까지 이어지자 당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지게 됐다.
이날 안ㆍ천 공동대표가 동반 사퇴함에 따라 국민의당은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지원 원내대표를 하는 비대위 체제로 변경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제3당인 국민의당까지 원내 1, 2, 3당이 모두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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