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 2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승리의 주역은 LG에서 SK로 팀을 옮긴 정의윤(30)과 최승준(28)이었다. 그야말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맹활약이었다.
SK는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8회까지 1대2로 밀려 패색이 짙었다. 9회초 첫 타자 김강민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나는듯했다.
하지만 4번 타자 정의윤이 역전의 신호탄을 쐈다. 주자 없는 1사 상황에서 LG 불펜 임정우로부터 동점 솔로포를 쏴 올린 것이다. 초구로 133㎞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좌측 관중석에 떨어졌다. 비거리 130m 대형 아치였다.
역전의 완성은 최승준의 몫이었다. 정의윤의 뒤를 이어 타석에 들어선 5번 최승준은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임정우가 던진 4구째 149㎞ 직구를 두들겨 중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SK는 정의윤과 최승준의 백투백 홈런에 힘입어 LG를 4대2로 눌렀다.
친정팀 LG를 침몰시킨 정의윤, 최승준 콤비의 활약은 3일에도 계속됐다. 정의윤이 1회 선제 1타점 적시타, 4회 2타점 2루타를 비롯해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최승준은 SK의 두 점 차 리드가 이어지던 8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려 9대7 승리를 이끌었다.
부산고를 졸업한 정의윤은 2005년부터 2014년 7월까지 LG 소속이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7월21일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장타를 펑펑 터뜨리기 시작한 그는 올 시즌에도 홈런 17개를 쏴 올리며 SK의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최승준 역시 지난해까지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이적한 정상호의 ‘보상 선수’로 지명돼 올해 SK로 둥지를 옮긴 뒤 자신의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현재 타율 0.306, 홈런 17개, OPS(출루율+장타율) 1.095를 기록하며 개인 최고 성적을 쓰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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