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한센병 시인 한하운 기념비 세운다

▲ 2016부평역사박물관_특별기획전_살고_싶었던_시인_한하운_전_20156-05-18_(23)

“보리피리 불며 봄동산/고향 그리워 필-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청산/어릴 때 그리워 필-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인간사 그리워 필-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눈물의 언덕을 필-리리”

(‘보리피리’ 한하운 作)

 

한센병을 앓으면서도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시인 한하운을 기리는 기념비가 생긴다.

 

부평구는 ‘한하운 재조명 사업’이 인천 가치 재창조 선도 사업으로 선정돼 시비 1억5천410만원을 지원 받아 기념비를 건립한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총사업비 2억1천680만 원을 투입해 내년 말까지 한하운 온라인 문학관을 구축하고 기념비를 세울 예정이다.

 

아울러 한하운이 최초 정착한 십정동 일원 심층조사 사업, 한하운 관련 대중 교양서 제작 및 출판, 학술세미나 개최, 역사박물관 내 한하운 특별 구역 설치, 한하운 백일장 개최 등을 할 계획이다.

 

구는 부평역사박물관과 함께 한하운 시인의 문학적 가치를 깊이 있게 조사, 부평의 문화적 역량을 널리 알리는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구는 지난 3월 홍미영 청장을 중심으로 ‘한하운 기념사업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시가 추진 중인 가치 재창조 사업에 ‘한하운 재조명’ 사업을 공모한 바 있다.

 

홍미영 구청장은 “한센병에 대한 냉대에도 불구하고 나병 환자 구호운동을 벌이며 삶에 대한 애착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한하운 선생의 생애를 뒤늦게나마 재조명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며 “한하운 외에도 박영근 시인 등 부평에서 활동한 문화 예술인 재평가 작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평역사박물관은 오는 18일부터 8월 말까지 특별 기획전인 ‘…살고 싶었던 시인 한하운’ 전을 열고 있다.

 

함경남도 함주 출신인 한하운은 지난 1920년 태어나 중국 북경대 농학원 축목학계를 졸업한 뒤,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17세 때 발병한 나병이 악화돼 퇴직하고 1944년부터 시작에 전념했다.

 

1949년 12월 한센병 환자 70여 명과 인천 부평 공동묘지 인근에 정착해 600여 명이 넘는 자치마을로 발전시켰다, 이후 성계원, 신명보육원 등의 구호시설을 짓고 대한한센연맹을 설립해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1975년 간경화로 부평구 십정동에서 타계할 때까지 한센병 환자 구호사업에 일생을 바쳤다.

 

김덕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