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넘어 7년째 위험한 등교 용인 매봉초교 알면서도 ‘뒷짐’

학부모들 “소극적 태도 일관” 비판

용인시 수지구의 두 아파트 단지 사이에 ‘철조망 담벼락’이 형성돼 이곳 아이들이 월담까지 해가며 7년째 위험한 등굣길(본보 6월29일자 1면)에 나서는 가운데,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 마련에 신경 써야 할 학교가 문제를 알고도 그동안 수수방관해오며 논란이 일고있다.

학부모들은 ‘수년 전부터 지속해 제기했던 문제’라며 아이들 안전을 위해 학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4일 용인시 매봉초등학교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인근 광교산 응봉 언덕 위로 ‘현대 프레미오 아파트-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매봉초’ 순으로 줄지어 있어, 프레미오에 사는 아이들이 등교를 위해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지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010년부터 아파트간에 어른 키만큼 높은 철제 담장이 설치돼, 아이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월담하고 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매봉초에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아이들의 주된 통학로이다. 안전을 위해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나 매봉초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며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가 매봉초 학생 대다수가 두 아파트 단지에 사는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차례 건의했음에도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는 “학교는 ‘아파트들이 풀어야 할 일’이란 식으로 수수방관했고, 아이들은 위험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매봉초는 최근 논란이 다시 일자 뒤늦게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며 ‘안전한 통학지도 부탁요청’ 등의 식으로 소극적 대처에만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이 그동안 ‘스쿨존 안전점검’ 등 여러 중점사업을 통해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해 노력한 것과는 비교되는 상황이다.

 

양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상당수 주민은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나 너무 오래된 일이라 다들 지쳤다”며 “이를 위한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매봉초 학부모와 학부모 단체에서는 학교의 적극적인 역할 개입을 촉구했다. 이민애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은 “학교가 해결할 일은 아니지만 아이들 안전을 위해 방관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학교는 학부모와 양 단지, 학교운영위원회가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봉초교 관계자는 “문제해결을 위해 그동안 보이지 않는곳에서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조철오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