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주유소와 큰 차이 없는 '셀프주유소' 가격, 운전자 불만 속출

5일 오후 1시께 주유를 위해 수원시 팔달구의 한 셀프주유소를 찾은 운전자 최모씨(41ㆍ여)는 휘발유 가격표를 보고 맘이 상했다. 이날 이 셀프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천468원으로 여타 일반 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가격표만 보고 일반주유소라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셀프주유소여서 주유를 해야 하나 고민했다”면서 “다른 주유소를 찾기 귀찮아 그냥 넣고 가긴 하지만 셀프주유소 기름 가격이 너무 비싸진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셀프주유소의 기름 값이 일반주유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가격정보제공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도내 2천140개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452.85원, 경유는 1천241.8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셀프주유소(593곳)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434.22원, 경유는 1천222.86원이었다. 휘발유 30ℓ를 주유할 때 일반주유소와 셀프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차이는 겨우 558.9원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도내 31개 시ㆍ군 가운데 일반주유소와 셀프주유소의 1ℓ당 가격 차이가 20원 이하인 곳이 절반가량인 15곳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시 평균 주유가는 셀프주유소(휘발유 1천457원ㆍ경유 1천242원)가 일반주유소(휘발유 1천453원ㆍ경유 1천238원)보다 오히려 비쌌다. 과천과 남양주시는 1ℓ당 고작 1~8원 정도 낮을 뿐이었다.

 

지난 1993년 처음 도입돼 실패로 끝났다가 2003년 다시 도입된 셀프주유소는 1ℓ당 많게는 100원까지 저렴한 가격 탓에 운전자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 상태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역에 셀프주유소가 들어서면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을 독점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셀프주유소가 생기면서 그런 효과가 거의 없어졌다”면서 “또 기름 값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고유가 시대와 달리 운전자들이 10~20원의 가격 차이에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주유소 업주 입장에서 딱히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는 것도 셀프주유소 가격이 높게 형성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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