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도로와 주택이 시간당 30㎜의 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침수됐다.
인천시가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면 여지없이 침수피해로 이어지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근본적인 대책인 30년 빈도 하수관거로 교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시에 따르면, 시간당 최대 30㎜의 비가 내린 이날 도로침수 6건, 주택하수역류 4건, 주택침수 1건 등 비 피해가 발생했다.
인천지역 하수관거는 시간당 80㎜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하수관거 내 퇴적물이 쌓여 있어 처리능력이 떨어지면서 빗물 배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하수관거는 약 4천600㎞에 달한다. 주간선의 경우 강우 강도 20년 빈도, 간선과 지선은 각각 10년과 5년 빈도로 설치돼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서울시 등 타 시도는 주간선 하수관거를 30년 빈도로 설계해 교체하고 있지만 시는 열악한 재정 탓에 하수관거 교체는커녕 기존 하수관거 내에 쌓여 있는 토사 등 퇴적물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국지성 호우로 침수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시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남동구와 연수구 지역의 하수관거를 민자사업(BTL 방식)을 통해 분류식으로 교체해 매년 100억원을 임대료로 내야 하는 상황에서 직경이 큰 하수관거로 교체하는 개선사업에 드는 예산확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국지성 호우 발생 시 빗물을 하천으로 신속하게 빼내기 위해 지하에 ‘대심도 터널’을 설치하는 사업에 국비 50%를 지원하고 있지만 나머지 50%를 시가 부담해야 해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시는 궁여지책으로 기존 하수관거 정비를 위한 정밀조사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마저도 고작 4억4천678만7천원의 예산으로 전제 하수관거의 1.7%에 불과한 20년 이상 노후관거 81.527㎞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주간선에 대해 큰 직경(강우강도 30년 빈도)의 관거로 교체하는 방안을 하수도기본계획에 포함시켰지만 예산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선 노후 하수관거에 대해 정밀조사와 함께 토사 등 퇴적물을 처리해 배수능력을 높일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6일까지 인천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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