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연수구 또 영토분쟁… 이번엔 ‘승기천’ 관할권 공방

송도매립지 법정다툼 앙금속 ‘확전’
연수구 “승기천 오염… 관할권 넘겨라”
남동구 “환경관리 누가했나?” 반박

인천시 남동구와 연수구가 송도 매립지 10·11공구 관할권을 놓고 대법원에서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두 지자체가 서로 경계에 있는 지방2급하천인 승기천을 놓고 ‘관리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남동구와 연수구의 경계선인 승기천(하천길이 10.33㎞)은 지자체와 인천환경공단이 나눠 관리하고 있다. 연수구는 청결관리(환경관리) 등의 업무를, 남동구는 시설물과 각종 법적 규제 등의 업무를, 인천환경공단은 유지용수 등의 책임을 각각 맡고 있다. 시는 각 지자체 등에 예산을 지원해주고 관리권한을 위임해 준 상태이나 총괄 및 수질·악취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수구가 시와 남동구에 ‘승기천의 관할권을 넘겨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남동구가 남동공단에서 승기천으로 유입되는 오ㆍ폐수관리 등 승기천에 대한 수질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 연수구 주민을 비롯해 인천시민이 피해를 보고 있으니, 아예 승기천의 전체적인 관할권을 넘겨달라는 것이다.

 

연수구의 한 관계자는 “승기천이 남동산단 등 남동구에서 나온 오·폐수 때문에 오염되고 있다”면서 “승기천의 산책로 이용객은 사실상 연수구 주민이 대부분인 만틈 관리권한을 연수구로 일원화해 주민 불편사항을 제대로 관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동구는 연수구가 승기천에 대한 관리권을 가져가면 유해물질 배출사업장 적발이나 무단투기 등 남동지역에 대한 법적 규제가 근본적으로 어려워지는 만큼, 관리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남동구 관계자는 “연수구는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시의 예산을 받아 승기천 청결관리에 나섰지만, 지금 여전히 수질은 나쁘지 않느냐”면서 “관리권을 가져간다 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승기천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과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크게 급증해 6.2㎞ 구간 대부분에서의 수질이 ‘매우 나쁨’ 수준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두 지자체 간 행정구역 분쟁으로 예민해진 상태라 쉽게 입장표명을 할 수 없다”며 “주민피해가 없도록 남동·연수구가 원만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매립지 10·11공구 관할권 다툼은 행자부 지자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연수구 관할권’으로 결정했으나, 남동구가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자체 간 법정다툼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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