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담당관 신청자 없어 재공모
경기도가 공금횡령 2회 및 음주운전 2회 등 4차례에 걸쳐 징계를 받은 공무원과 안마시술소를 이용했다가 품위유지 손상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을 승진시키자 도 공직사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도정 사상 처음으로 공모를 진행한 예산담당관에는 응시자가 없어 재공모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경기도 인사 시스템 전반에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16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사무관 승진 대상자를 발표했다. 총 37명의 공무원이 사무관 승진 대상자로 선발된 가운데 일부 공무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승진 대상자로 선발된 A씨의 경우 지난 2008년 술에 취해 마사지샵을 이용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해 품위유지손상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고, B씨는 1998년과 2002년 음주운전이 적발된 것은 물론 2000년과 2001년에는 공금횡령이 적발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들의 승진에 대해 도청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는 ‘개청 이후 가장 부정부패한 인사’ㆍ‘기준도 없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지적과 ‘많은 반성의 시간이 있었으니 이제는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ㆍ‘지금까지 승진에서 배제되는 등 이미 충분히 죗값을 치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뒤섞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정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예산담당관’ 공모에는 응시자가 한 명도 없어 재공모를 진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도는 지난 8일 단 하루 도청 4급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예산담당관 공모를 진행했지만 응시자가 없어 11일과 12일 재공모를 진행했고, 결국 단 한 명의 공무원만이 응시한 채 재공모가 마감됐다.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자리여서 매번 인사 때마다 물밑 경쟁이 치열해 투명하게 인사를 하고자 공모를 진행했지만 정작 응시한 공무원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승진 코스인 예산담당관을 공무원들이 싫어할 리가 있느냐. 오히려 유력하다는 후보자들이 많아 서로 눈치보다 응모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번 인사 때마다 뒷말이 무성한 만큼 인사시스템에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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