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왕국’서 ‘거포군단’ 변신 SK,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갈아치운다

▲ 정의윤
▲ 정의윤

한 때 ‘마운드 왕국’으로 군림했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거포 군단’으로 변신했다.

 

SK는 13일 현재 팀 홈런 109개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 KIA(97개)와도 10개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페이스다. 현 추세대로라면 SK는 정규시즌 종료 후 총 189개의 홈런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2009년 기록한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수 166개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치로, KBO리그 통산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SK는 올 시즌 이미 한 차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달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이달 9일 인천 kt전까지 21경기 연속 홈런을 쏴 올리며 2004년 KIA가 세운 20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SK는 과거 ‘마운드 왕국’이라 불릴 만큼 투수진이 탄탄했다. 김성근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SK는 단 한 번도 팀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김광현, 송은범, 정우람, 정대현 등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빈틈없는 라인업을 자랑했다.

 

2011년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뒤 팀 색깔을 잃은 SK는 지난 시즌부터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정의윤, 최승준 등 우타 거포형 타자들을 잇달아 영입한 것이다. SK가 이처럼 팀을 새롭게 개편한 데에는 홈 구장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특성 때문이다. SK행복드림구장은 중앙 120m, 좌우 95m로 프로야구 10개 구장 가운데 가장 작다. 또 구장 좌측 관중석 외벽을 허무는 바람에 홈과 우측 관중석에서 좌측으로 바람이 분다. 오른손 타자의 당겨진 타구가 바람을 타기 쉽다.

 

SK는 정의윤과 최승준의 성공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이번 시즌 정의윤과 최승준은 현재 각각 홈런 17개와 19개를 터뜨렸다. 팀 내 홈런 순위는 3위와 공동 1위다. SK로선 정의윤과 최승준이 지금처럼 홈런 페이스를 유지해준다면 2004년 박경완(34개), 이호준(현 NC·30개) 이후 12년 만에 30홈런 타자의 꿈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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