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시장 찬바람 속 끊임없는 연구개발 ‘가시밭길’
선인장 수출 메카 ‘꽃길’ 열리다
지난 2014년 기준 선인장ㆍ다육식물 재배면적 총 297.2㏊ 가운데 경기도는 67%인 198.3㏊를 차지한다. 농가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748호(66%)가 밀집해 있다. 선인장 판매 금액 700억원 가운데 500억원 가량을 경기도에서 판매했을 만큼 국내 선인장 산업을 이끌어 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고양시는 우리나라 선인장의 최대 주산지로 수출의 메카로 꼽힌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김순재)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와 영농조합법인 선인장연구회(회장 이승국)의 긴밀한 공동 연구와 신품종 개발, 수출을 통한 시장개척 등의 노력이 있었다.
화훼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고품질 상품을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포부를 당당히 내비치는 선인장연구회원들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살펴본다.
선인장연구회는 지난 1996년 농가들의 친목단체인 선인장협회로 출발했다. 이후 도농기원의 품목농업인단체 지원ㆍ육성에 힘입어 경기도선인장연구회로 도약했으며, 회원 농가의 기술력ㆍ생산력 향상의 성과가 뒤따르면서 지난 2003년 설립 9년 만에 영농조합법인 선인장연구회로 자립했다.
도 단위의 작은 단체에서 경기도를 중심으로 전국의 152곳의 농가가 가입된 국내 최대의 선인장 전문 생산자단체로 거듭난 것이다. 회원의 80% 이상이 재배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다.
국내 경기의 침체로 화훼시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육식물 등 선인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 신시장 개척으로 호황을 맞고 있다. 4년 전만 해도 다육식물은 내수가 주를 이뤘다. 이에 선인장연구회원들은 다육식물 수출 비중이 높지 않았던 중국시장을 개척하며 국내 선인장산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등에서 신기술을 이전받아 현재는 중국을 겨냥해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 2013년 100만 달러였던 다육식물 수출액은 지난해 378만 달러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시장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중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등 2차 수출국을 개척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선인장 산업을 홍보하는 선인장 페스티벌이다.
선인장연구회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도농기원 등이 주최하는 선인장 페스티벌에 참가해 희귀한 선인장은 물론 선인장을 활용한 가공상품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기회를 마련해 선인장 산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기술 등을 알려 시민의 삶 속에 선인장이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하는 것. 지난해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도심 속 힐링, 선인장 정원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고양시 일산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2015 선인장페스티벌’은 8만 5천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선인장연구회는 기관에서 개발한 신품종이나 기술을 농가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종묘보급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도농기원과 ‘신품종 선인장, 다육식물 17품종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해 도농기원이 최근에 개발한 신품종 선인장과 다육식물 17품종을 받았다. 기술이전 협약을 통해 연구회는 회원농가에 농업기술원이 육성한 최신 품종들을 효율적으로 공급했다.
선인장 8품종 중 7품종이 접목선인장으로 비모란은 △적색 ‘레드벨’, ‘레드락’ △황색 ‘옐로우락’, ‘옐로우벨’ △주황색 ‘오렌지벨’ △검은색 ‘블랙락’, 산취는 △밝은 황색 ‘골드락’이다.
이들 품종 모두 구색이 선명해 관상가치가 높고 조직이 단단해 수출에 적합한 품종이다. 다육식물 9품종은 에케베리아 5품종과 꽃기린 2품종, 칼랑코에 2품종이다. 농가소득 작물로 다육식물 수출에 효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공배지를 담은 상자 위에서 배양액을 3주 1회 정도 공급하면서 접목선인장을 재배하는 방법으로 모래와 퇴비를 혼합해 상토를 제조하고 재배하던 방식보다 노력시간이 47% 절감된다.
이 회장은 “연구회원들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도농기원과 협업해 신품종ㆍ고품질 생산기술, 고부가 상품화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창출하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 6차산업화 박차… 선인장 산업 기반 확대 견인
선인장 6차산업화에도 연구회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인장을 빵, 과자, 분말, 두부, 식초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하면서 선인장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산업기반을 넓혀가는 중이다.
특히 도농기원이 지난해 10월 선인장과 다육식물 6차산업화를 위해 ‘가공원료 생산 및 신품종 종묘센터’와 ‘다목적 공간’을 선인장연구소에 1천650㎡규모로 완공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더욱 성과가 기대된다.
종묘센터 등 6차산업화 기반을 조성하면서 일반 생산품보다 부가가치가 7배 높은 종묘를 연간 7만5천주 규모로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회당 50명 규모의 체험학습도 진행할 수 있게 돼 매년 4억 원의 소득을 창출할 것으로 도농기원과 선인장연구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선인장연구회를 이끌어가는 주축은 신기술이나 탄탄한 수출 실적이 아닌 농가다. 농가들 스스로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나서고 있다. 이러한 회원들의 열정은 앞으로 국내 선인장 산업의 발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화훼산업이 내수시장 감소, 수입 물량 증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농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인장이 경기도의 효자상품으로 꼽히는 만큼, 자부심을 느끼고 도농기원과 협업해 고품질의 상품을 바탕으로 수출과 내수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