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늘어나는 '볼질'에 한숨만 늘었다

프로야구 kt wiz는 지난 1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볼넷 10개를 내줬다.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한 이닝마다 대량 실점이 이어졌고, kt는 8대11로 졌다. 특히 6대7로 쫓은 8회초 무사 2루에서 넥센 김민성에게 볼넷을 헌납한 게 컸다. 무사 1, 2루가 됐고 이택근과 박동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3점을 잃었다. 경기는 사실상 여기서 끝났다. 의미 없는 볼넷 하나가 치명적인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kt가 늘어나는 ‘볼질’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달까지 줄곧 10% 이하였던 볼넷 허용률이 이달 들어 14%로 껑충 뛰었다. 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으로 꼴찌인 수치로 9위 롯데 자이언츠(11.4%)보다도 2.6% 높다. 1위 LG 트윈스(8.1)와는 무려 5.9%나 차이 난다. 투수 코치들은 “맞아도 좋으니 타자와 정면 승부를 펼치라”고 주문하지만, 투수들의 투구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0대7 영봉패를 당했던 지난 6일 광주 KIA전도 볼넷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kt는 이날 경기에서 볼넷 8개를 헌납했다. 이 가운데 절반을 5실점한 4회에 기록했다.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고, 이어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이 불어났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던 셈. kt는 8회에도 KIA 선두타자 이홍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실점을 자초했다.

 

이처럼 투수들이 타자와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 결과적으로 패하는 경기가 늘었다. 팀 승률도 하향곡선을 그려 13일 경기까지 kt는 이달 7경기에서 단 2승(5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순위도 곤두박질 쳐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에 밀려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시즌 가장 낮은 볼넷 허용률(7.7%)을 보이고 있는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볼넷을 주지 않으면 투구 수가 줄어들고 수비 시간이 짧아진다. 그러면 야수들이 수비와 공격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투수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니 타자들이 공격을 서두르고, 결국 상대의 루틴을 깨면서 승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염 감독도 처음에는 말로 설득하려 했으나 중견 투수들이 좀처럼 생각을 바꾸지 않자 과감하게 새로운 투수들을 중용했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신재영(9이닝당 0.81개)과 김세현(0.68개)이 그 주인공들이다. kt는 이번 시즌 조무근(7.53개), 장시환(5.02개) 등이 많은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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