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차도 밑 세류 1·2주차장 바닥에 깃털·배설물로 가득
市 부실한 관리… 시민들 불만
주민들의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수원시가 마련한 공영주차장이 비둘기 습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고가차도 밑에 위치한 세류공영 1주차장은 마치 비둘기 아지트를 방불케 했다. 주차된 차들 바로 위 고가도로에는 수십마리의 비둘기가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구석마다 둥지가 있어 비둘기들이 끊임없이 하늘을 오고 갔다.
이로 인해 주차된 수십여대 차량의 지붕과 앞유리 등은 비둘기 배설물로 더럽혀져 있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누군가 흩뿌리고 간 모이가 놓여 있어 수시로 비둘기들이 오고 갔다.
바로 옆 2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미 비둘기들의 안식처로 변한 2주차장도 바닥에는 비둘기의 깃털과 배설물 등이 가득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인근 직장에 근무해 이곳 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C씨(29)는 “항상 차를 탈 때마다 비둘기 배설물이 묻었나 노심초사하며 확인하게 된다”면서 “시가 관리하는 주차장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관리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세류공영주차장은 일대에 주차장이 부족해 불법 주정차가 극심해지자 수원시가 1억여원을 투입해 지난 2007년 마련한 공간이다. 총 53대(1,2주차장)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으며 현재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이 위탁 운영 중이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수원시시설관리공단과 사용계약을 맺은 50명의 주민들이 한 달에 2만원의 비용을 내고 이용 중이다. 이 외 시간은 무료 개방돼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실한 관리 속에 주차장은 어느새 비둘기의 안식처로 변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수원시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를 들며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많아 비둘기가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없도록 조류 방지망을 설치하기 위해 수원시시설관리공단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아직은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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