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공관에 혈세 18억원이 들어갔다. 도민에게 개방하면서 들인 비용이다. 게스트하우스 5실이 만들어졌다. 중ㆍ대연회장과 전시실, 굿모닝 카페도 꾸려졌다. 야외에는 천연잔디로 포장된 광장이 있다. 입구에는 50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야외 주차장도 있다. 이용료도 싸다. 23~36㎡ 게스트하우스 숙박비가 하루 5만원이다.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니 이용 자격도 자유롭다. 공관의 대(大)변신이다.
그런데 이용객이 별로 없다고 한다. 개관 첫 달인 5월에만 54%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6월에는 46%로 떨어졌다. 7월과 8월 예약률은 38%로 더 떨어진다. 이마저도 공무원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해진다. 일반 도민의 이용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숙박이 아닌 일반 방문객도 기대 이하이긴 마찬가지다. 5월에 4천400명에서 6월 3천200명으로 줄었다. 야심 차게 기획했던 ‘작은 결혼식’도 10주가 지나도록 4쌍이 전부다.
도지사 공관 개방은 남경필 도지사가 2년간 공들인 사업이다. 도지사 당선자 시절인 2014년 6월, 공관을 도민에게 개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서민 결혼식장을 만들고, 게스트하우스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남 지사는 도청 인근의 전세 아파트를 얻었고 거기서 출퇴근했다. 많은 도민이 칭찬했다. 개방될 공관에 대한 기대도 보냈다. 그런데 막상 18억원을 들여 문을 열자 도민의 외면을 받는 곳이 돼 버렸다.
어떻게 만든 곳인가.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개방한 곳이다. 팍팍한 살림에도 18억원이나 들여 손 본 곳이다. 마땅히 많은 도민이 찾게 해야 한다. 편의 시설이 없다면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방 조건이 현실에 맞지 않다면 좀 더 현실적인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도민에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 모든 게 절로 되지 않는다. 담당 부서가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가능해진다.
경기지사 공관에는 많은 이들이 들어 아는 ‘괴담’이 있다. ‘터’가 음택(陰宅)이어서 큰 인물이 날 수 없다는 ‘설’이다. 전임 경기지사들이 대권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도 이 ‘터’ 때문이라는 설이다. 남 지사가 공관 개방을 얘기했을 때도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 대권을 꿈꾸는 남 지사가 공관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개방한다는 ‘설’이었다. 물론 남 지사 측에서는 턱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대다수 도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곡절(曲折)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굿모닝하우스는 북적거려야 한다. 많은 도민이 찾아야 하고, 많은 결혼식이 열려야 한다. 만드는데 힘쓴 만큼 활성화에도 힘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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