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미국선녀벌레 비상, 전년보다 18배 이상 발생, 방제 힘써야

경기지역 농가와 산림에 외래 해충인 미국선녀벌레가 급증하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미국선녀벌레는 작물의 즙액을 빨아먹어 생육 저해 등 농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다 잎과 줄기, 과실에 그을음병을 유발해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도내 미국선녀벌레 발생 면적은 2천917.2㏊(농경지 826.3㏊, 산림 1천985.2㏊, 기타지역 105.7㏊)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발생 면적 288.9㏊의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농경지에서는 지난해(45.5㏊)보다 18배 이상 많은 면적에서 발생했다.

 

미국선녀벌레는 지난 2009년 수원에서 처음 발견되고 나서 경기지역 31개 시ㆍ군 전역으로 확산했다. 현재까지 도내 1천252 농가에서 발생했으며, 파주시(194㏊, 285농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어 김포시(490㏊, 243농가), 화성시(482.2㏊, 121농가), 여주시(91.4㏊, 176농가)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가 있는 경기도 20개 시ㆍ군에서 피해 면적이 파악된 상태”라며 “나머지 시ㆍ군까지 포함하면 피해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선녀벌레가 크게 확산한 원인으로는 올 4~6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8℃ 높았던 데다, 6월 강수량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미국선녀벌레의 부화기와 약충기 생육에 좋은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선녀벌레는 농약으로 방제해도 5~7일 이후에 인근 산림에서 다시 몰려와 농가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농기원은 농작물 병해충 발생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하고, 서둘러 방제에 나설 것을 시ㆍ군에 당부했다. 

또 도 산림부서와 긴밀하게 협조해 미국선녀벌레를 박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미국선녀벌레는 인근 산림지역에서 농경지로 이동하면서 피해를 주기 때문에 농경지와 인근 산림을 동시에 방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제대로 방제하지 않으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농가에서는 서둘러 적용 약제로 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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