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나라 사정으로 대수롭지 않은 질병에도 100일을 못 넘기고 생을 마감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참 짧은 시간이지만 태어나 처음 겪는 엄마로서는 혹시나 하는 가슴앓이에 가장 조마조마 했을 것이고 100일을 무사히 넘겼을 때는 평생 잊을 수 없고 잊고 싶지 않은 가장 행복한 날이었을 것이다.
100일은 그렇게 감회가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 역시 지난 100일의 교훈에서 가장 큰 수확은 엄마의 설레임과 헌신으로 무탈하게 자란 아이가 평생을 좌우하는 것과 같이 작지만 쉬지 않고 기울이는 노력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쏜살같이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었다. 진정으로 최선을 다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민생현장에서 시민여러분의 고충을 청취하고 앞으로 우리 시에서 무엇을 어떻게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의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기도 했다.
필자는 지난 100일간의 여정속에서 스스로 더 부지런해지고자 노력했고, 더 엄격해지고자 다짐했다. 이것은 나를 믿고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이자 시민의 염원인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를 위해 쉼 없이 많은 땀을 흘려야만 하는 목민관의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100일의 숨가쁜 여정은 잠시 묻어두고 지난 100일에서 얻은 충언을 한페이지의 글로 기록해서 남기고자 한다.
21세기 블루오션은 지방에 있다고 한다. 지방이 경쟁력인 시대인 것이다.
최근 한류를 기반으로 한 문화산업이 신성장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고 있다. 문화산업이 미래의 먹거리를 좌우하는 중심산업으로 한축을 이루고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문화산업은 우리 경제의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희망이다.
그렇다면 진정 문화산업은 무엇일까? 이같은 질의에 대한 답변은 한마디로 우리민족의 문화예술적인 유산을 포함한 문화자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에게는 반만년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속에 삼천리 방방곡곡 어디를 가나 저 마다 깊은 사연들을 품고 있는 유적과 유물이 삶의 현장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구리시의 경우에도 한때 한강을 중심으로 몽촌토성에서 아차산까지 백제, 신라, 고구려가 영토 확장을 위해 각축을 벌였던 역사의 기록들이 남아있고, 현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 500년의 숨결이 아직도 숨 쉬고 있다.
이에따라 구리시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축으로 역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문화창조융합밸리’를 한류와 구리시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을 연계하여 20만의 작은 도시안에서 1천만 관광시대를 여는 문화플랫폼 생태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문화를 십분 활용하여 지역을 자족화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융성 발전전략에 필요한 후속책의 실효화다.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규제개혁이다. 이것은 시장으로 취임한지 100일밖에 안된 사람의 문제 제기가 아니다. 100일 동안 현장에서 느끼고 이 시대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방의 자족도시 구현의 절실함의 호소이다.
족쇄처럼 묶여 있는 규제는 창조경제시대에 부합하는 국가적 성장과 우리의 문화정체성 확립, 우리의 문화가치를 교류하고 나누는 토대의 최대 장애물이다. 실제로 국내 문화산업 시장은 매년 8% 이상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주목할 점은 문화산업이 단지 업종의 호재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구리의 문화가 알려지면 자연스럽게 도시 브랜드가 강화되고 이에 대한 유관 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구리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한 롯데타워가 완공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구리의 문화창조융합밸리에서 한류공연을 관람하고 가상 스튜디오에서 증강현실을 보고 아차산의 한옥형 유스호스텔을 이용할 것이다.
하나의 메인 테마를 통해 관련 산업에 전반적인 신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즉 저성장 시대에서 우려하는 내수경제 활성화의 키를 쥐고 있는 고용의 측면에서도 문화산업은 상당한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랜기간동안 그린벨트라는 규제로 묶여 있던 구리의 이웃도시 남양주시 진건읍 일대가 규제개혁으로 자족형 첨단도시가 건설 예정에 있듯이 구리시가 한강변토평벌에 추진하는 ‘구리문화창조융합밸리’를 위시한 문화플랫폼 사업의 융성도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실현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본다.
백경현 구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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