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업 아닌 상생할 때, SK하이닉스서 배워라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과 20일 연속으로 동시 파업을 벌였다. 현대자동차는 이틀간의 파업으로 780억원 상당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한다. 두 노조는 22일에도 부분적으로 조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새삼스럽지 않다. 연례행사처럼 하고 있다. 두 회사 노조의 연대 파업이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 노조가 대화와 협상이 아니라 파업부터 하고 나서는 데 있다. 임ㆍ단협에서 조금만 불리하면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이들 노조의 파업에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9천600만원, 현대중은 7천800만원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에 기본급 7.2% 인상과 성과급 지급, 사외이사 추천권 등을, 현대중 노조는 기본급 5.09% 인상 및 우수 조합원 100명 매년 해외연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ㆍ조선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요구로 보인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해외연수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것은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두 노조 외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노동조합연대 소속 조선사들과, 기아자동차 등이 소속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파업을 단행했거나 할 예정이다. 국가경제의 어려움, 심화되는 양극화, 일부 업종의 불가피한 구조조정 등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이 파업에 나설 때인가 걱정이다. 이들 대기업이 파업하면 협력사들은 몇배로 힘들어진다. 노조가 파업할 때마다 조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협력사 근로자들은 경영손실분 만큼 임금이 삭감된다. 대기업 노조가 가해자인 셈이다. 사측과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지는 못할망정 총파업이라니 대한민국의 미래마저 불안케 한다.

이런 현실 속에 SK하이닉스의 상생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업황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지난해 도입한 ‘상생협력 임금 공유제’를 올해도 시행한다. 임금 공유제는 SK하이닉스 임직원이 임금 상승분의 20%를 내면 회사가 이에 상응하는 기금을 내 자금을 조성, 협력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올해도 66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는데 협력사 직원 월급이 10만원정도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이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양극화 해소와 함께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노사 모두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어려웠던 시기를 함께 보냈던 협력사들에게도 성과가 배분되면서 협력사와의 관계도 우호적이다.

지금은 파업으로 공멸을 자초할 때가 아니라 상생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SK하이닉스의 상생경영이 많은 대기업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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