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잠못드는 밤 시민들 “덥다 더워”… 한밤중 공원·찜질방 북새통

부평공원 잔디밭 가족단위 텐트족 어른은 무료영화 아이들은 물놀이
도심속 피서지 찜질방 즐거운 비명 PC방도 손님 장사진 ‘무더위 특수’

▲ 지난 23일, 부평공원 광장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을 통해 시민들이 무료영화를 관람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지난 23일 부평공원 광장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을 통해 시민들이 무료영화를 관람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너무 더워서 도저히 집에서 잘 수가 없어 나왔어요. 공원에서 텐트를 쳐 놓고 친구들하고 맥주도 한 잔 하고, 피서지가 따로 없네요.”

 

지난 25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원. 간이 텐트 설치가 허용된 공원 잔디밭에 3~4명 남짓의 20대 여성들이 서둘러 텐트를 친다. 이들은 곧 자리를 잡고 맥주와 가지고 온 음식 등을 먹으며 마치 캠핑 온 듯 이야기꽃을 피웠다.

 

옆 텐트에선 주전부리를 가득 사온 한 가족이 앞마당처럼 깔아놓은 돗자리 위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같이 온 아이들은 신이 난 듯 분수대 주위를 뛰어다니며 물놀이에 흠뻑 빠졌다.

 

공원 광장에는 한시적으로 마련된 대형스크린에서 무료영화가 상영되고, 주민 수백명이 모여 열대야를 견뎠다.

 

비슷한 시각 남구의 한 대형 찜질방도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데이트에 나선 커플부터 대가족 단위의 방문객까지 찜질방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이날 찜질방은 주차하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등 피서 온 주민 수백명이 몰렸다.

 

찜질방 직원 A씨(27·여)는 “엊그제부터 열대야가 생기면서 손님이 많이 늘었다”면서 “특히 아이스 방과 야외풀장 등의 시설이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인천기상대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야간에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서는 열대야 현상이 지난 21일부터 벌써 닷새 동안 이어지며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 곳곳의 공원과 찜질방, PC방 등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이곳들이 도심 속 피서지가 되고 있다.

 

주민 B씨(44)는 “집에 있으니 너무 더워서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 거의 매일 나오는데, 간간이 부는 바람에 쉴만하다”면서 “여기서 아예 캠핑처럼 자고 싶지만, 그건 안된다고 해 아쉬울 뿐이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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