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개발계획에 3곳 포함됐으나 제대로 진행된 곳 없어
왕산 개장시기 불투명, 덕적 민자 실패, 인천은 시작도 못해
인천지역의 마리나항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해양수산부의 ‘제1차(2015∼2019) 마리나항만 기본계획 수정계획 고시’를 살펴보면 인천지역은 왕산 마리나(마리나항만구역), 덕적도 마리나(마리나항만예정구역), 인천 마리나(마리나항만예정구역) 등 3곳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3곳 중에서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마리나는 한 곳도 없다.
왕산마리나는 벌써 수차례 개장이 미뤄졌다. 언제 개장할지도 불투명하다. 왕산마리나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에 맞춰 대한항공이 1천500억원(시비 167억원 포함)을 들여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 해수역장 인근해역에 22만4천750㎡ 규모로 조성한 곳이다.
인천AG 요트경기장으로 사용하고서 마리나를 개장해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지 2년이나 됐는데도 왕산마리나는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공식적인 왕산마리나 조성사업 기간도 지난달 30일로 끝났지만, 아직 준공허가도 받지 못했다. 시비 지원금 반환 갈등에 어업보상 등 걸림돌이 많았고, 현재는 군부대와 왕산지역 환경변화 복구방안을 놓고 한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군부대와 합의가 돼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 측은 준공허가가 나오더라도 2년 가까이 시설이 놀고 있었으니 개장하려면 시설정비와 영업준비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군부대와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 ‘올해 안으로 협의가 될 것이다, 언제 개장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하기가 어렵다”며 “협의를 마치고 준공허가를 받더라도 개장까지는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덕적마리나는 해수부로부터 국내 6개 거점 마리나항으로 선정됐으나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뒤처지고 있다. 인천시는 덕적면 서포리 일원에 711억원(국비 최대 300억원)을 들여 요트 등 100척 규모 계류시설과 서비스 및 공공시설 등 마리나항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잠정 중단상태다. 지난해 6월 사업자 선정 공고 당시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던 민간투자자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덕적마리나는 갯벌 등 지역적 특성 탓에 사업비는 많이 들어가지만 항만 규모는 6만9천340㎡로 타 마리나항보다 작고, 계류할 수 있는 배도 적다. 사업성 평가 결과 B/C 값이 0.43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항만공사가 맡은 인천마리나는 시작도 못 했다. 인천마리나는 송도국제도시 내 예정돼 있다. 골든하버(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및 복합지원용지 조성사업) 등 인근 개발사업이 더뎌지는 통에 인천마리나는 구체적인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역 마리나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불리하다. 수도권에만 서울·전곡·시화호·흘곳·방아머리(안산) 등 8개 마리나항만 예정구역이 추진되고 있다. 전곡은 이미 마리나가 활성화돼 있고, 안산 방아머리는 안산시가 997억9천500만원(국비 300억원)을 투입해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항만공사 측은 “인천마리나가 해수부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는 포함돼 있지만, 아직 진행된 사항은 없다”면서 “주변 개발 등을 지켜보면서 계획을 점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