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투수 흑역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아직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이다.
kt는 지난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한 피노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피노가 부상 회복 후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결별을 택한 것이다. 피노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7.1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 두 번째 웨이버 공시였다. kt는 앞선 7일 슈가 레이 마리몬을 방출했다.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부상이었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퇴출이었다. 마리몬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했다. kt는 마리몬의 대체 선수로 멕시코리그에서 활약 중이던 조쉬 로위와 22만 달러에 계약했다.
kt는 현재 피노를 대신할 투수를 물색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넥센 히어로즈를 떠난 라이언 피어밴드와 기존 스카우트 리스트에 있는 몇몇 선수들이 후보군에 올라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역 메이저리거를 비롯한 거물급 투수에 대한 영입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투수 문제로 부침을 겪었다. 시즌 도중 필 어윈(평균자책점 8.68)과 앤디 시스코(평균자책점 6.23)를 성적 부진의 이유로 내보냈고, 대신해 데려온 저스틴 저마노 역시 15경기에서 3승6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kt의 잇따른 외국인 투수 영입 실패는 저비용으로 고효율 선수를 바란 결과다. 최근 KBO리그는 일본프로야구와의 머니게임에서도 지지 않을 정도로 외국인 선수에 대한 몸값 비중이 커졌다. 투수 하나를 영입하는 데 100만 달러 이상 쓰는 것도 이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kt는 이제껏 ‘스몰마켓’ 구단의 행보를 보였다. 2015년 1군 진입 후 가장 큰돈을 들여 데려온 투수가 피노(70만 달러)였을 정도였다.
반면 외국인 투수 영입에 통 큰 투자를 한 구단은 대부분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90만 달러를 받은 에스밀 로저스(전 한화 이글스)가 부상으로 시즌 도중 낙마했지만,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170만 달러)와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120만 달러) 등은 몸값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kt도 이 같은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영입 비용이 한정돼 있는 것이 문제다. kt 관계자는 “정해진 금액 안에서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는 스카우트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며 “이렇게 영입한 투수들은 대부분 국내 적응을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그야말로 로또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