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르치는 반 답안 수정
학교측 인사위 열고 직위해제
해당 학년 학생들 재시험 치러
수원의 한 고등학교 여교사가 자신이 교과 수업을 맡고 있는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26일 수원 A고교에 따르면 A고교는 지난 12일 전학년을 대상으로 1학기 2차 지필고사를 실시했다. 이후 18일 학생들의 서술형 평가를 확인하고 OMR 카드에 성적을 기입하는 과정에서 1학년 12개반 중 4개반의 수학 성적이 수정 테이프를 이용해 조작된 상황을 알아차린 일부 학생들이 이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다.
이에 A고교는 이달 19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수학 교과를 맡고 있는 B교사가 수업하는 4개반에서 성적 수정이 다른 반에 비해 유독 많은 것을 확인했다. 학교 측은 즉각 수원교육지원청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 중등교육과장과 장학사가 실사를 나왔으며 학교 측은 다음날인 20일 재시험 공고를 냈다.
또 A고교는 21일 학교장 명의로 ‘1학기 2차 지필평가 종료 후, 1학년 수학과목의 학생 OMR 카드 답안이 교사에 의해 수정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결과, 몇 개 학급의 상당 수 카드에서 문항이 수정된 정황이 포착했다. 12일 치러진 수학I 지필평가 점수는 성적으로 인정할 수 없게 돼 재시험을 결정하게 됐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보냈다.
결국 A고교는 지난 22일 오전 10시(2교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렀다. 이후 학교 측은 1차 인사위원회를 통해 학교장 재량으로 B교사를 직위해제했고, 직무ㆍ수업ㆍ학생과의 접촉 배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학교 측은 현재 B교사의 성적 조작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 증거 자료 등을 취합한 뒤 징계를 재단 이사회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A고교 관계자는 “B교사가 교과를 맡고 있는 반에서 불특정 다수 학생들에 대한 성적 조작이 이뤄졌다”면서 “내신이 중요한 시기에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피해를 보면 안된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며, 이번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B교사는 학교장 등과의 만남에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에 나가 상황을 파악해보니 99.9% 성적이 조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는 A고교의 자체 조사를 지켜보고 있으며, (조사가)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도교육청 감사관실에 종합감사를 요청하는 한편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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