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처음으로 3천명을 돌파했다. 100세 진입을 앞둔 90대 노인들도 15만명을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장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 주택 총조사-100세 이상 고령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만 100세 이상 고령자는 3천159명으로 2010년(1천835명)보다 72.2% 증가했다. 100세 이상 고령자는 2005년 961명이었는데, 10년 만에 3배 가량 늘었다.
100세 장수 노인들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6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521명), 경북(224명), 전남(209명), 충남(182명) 등의 순이었다. 시·군·구 중에선 고양시가 72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제주시(65명), 성남시(63명), 용인시(51명), 부천시(47명) 등에서 100세 이상 인구가 많았다.
하지만 장수 노인들의 행복감은 이전 조사에 비해 떨어졌다. 통계청이 100세 이상 고령자들을 방문 조사한 결과 181명(5.7%)은 ‘매우 행복하다’고 했고, 907명(28.7%)은 ‘행복한 편’이라고 답했다. 5년 전에 비해 떨어진 수치다. 2010년 고령자 87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는 103명(7%)이 ‘매우 행복하다’고 했고, 절반이 넘는 871명(59.5%)이 ‘행복한 편’이라고 답했다.
이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장수 노인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90.9%는 배우자와 사별한 상태였다.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은 2015년 44.6%로 2010년의 57.1%에 비해 대폭 감소한 반면 노인 요양시설이나 복지시설, 요양병원에 거주하는 비율은 43.1%로 2010년에 비해 23.9%P 증가했다. 치매·중풍 등으로 가정을 떠나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대폭 증가하면서 이들을 돌보는 사람도 가족(45.6%)보다 시설 종사자나 간병인(48.2%)이 더 많았다. 평소 활동 역시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청취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시간을 활용할 만한 수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 결과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이상 노인 수는 크게 늘었지만 삶의 질은 퇴보했음이 밝혀졌다. 의학의 발달과 함께 건강상태가 좋아져 수명이 늘어난 것은 축복할 일이지만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고령화 사회는 재앙이다. 출산율은 오르지 않고 고령인구만 늘어난다면 기형적인 인구구조로 인해 경제문제 등 국가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더 늦기 전에 획기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펴야 한다.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은 따로가 아니라 같이 병행돼야 한다. 보다 세밀하고 촘촘한 고령화 대책이 마련돼야 100세 시대가 축복이 될 수 있다. 시대적ㆍ국가적 과제에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역량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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