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줄잇는 차량에 교통지옥 유명 계곡마다 음식물 썩는 악취
‘버려진 양심’에 청정 휴가지 몸살
휴가철을 맞아 도내 유명 계곡들이 밀려드는 피서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덩달아 피서지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다.
27일 오전 11시께 용인 수지구 고기리유원지. 유원지 입구는 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의 차량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유원지안으로 들어서자 시원한 계곡물에서 물놀이를 하는 피서객들의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어느 피서지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유원지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유원지 입구가 마을과 연결돼 있는 탓에 매년 휴가철이면 도로가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겪는 고충은 물론 곳곳에 먹다남은 음식물과 술병 등 각종 쓰레기들까지 널브러져서다.
이곳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주민 P씨(71)는 “도로가 최근 확장됐지만 휴가철마다 밀려드는 차량으로 복잡하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피서객들의 휴가는 이해하지만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은 동네 주민들”이라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주민 K씨(54ㆍ여)도 “차량옆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가는 얌체족들이 많다”며 “사람들이 자주 가지 않는 곳은 이미 쓰레기장처럼 변한지 오래다”라고 개탄했다.
동두천지역 유명 계곡들 주변 마을 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요산 동막골 계곡은 여름철이면 휴양지로 각광받으며 피서객들이 줄을 잇지만 이곳 역시 매일 버려진 쓰레기들이 넘쳐난다.
인근 왕방산 계곡도 쓰레기들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기위해 까마귀들이 모여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평소 이곳을 산책로와 등산로로 이용하는 주민들에게는 고통이다. L씨(66)는 “산속 풍경이 아름답고 시원해 산책로로 이용하는 이곳이 여름이면 쓰레기장이 되고 악취가 진동해 꺼리는 곳이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등산을 온 Y씨(61)도 “남편과 매번 오는 곳이지만 6월부터 쓰레기들이 심각할 정도로 많이 버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두천시가 지난 6월13일부터 최근까지 소요산 동막골 등 계곡 5곳에서 걷어들인 쓰레기만 20t 규모다.
송주현ㆍ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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