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속 툭하면 단수 입주 첫날부터 ‘부글 부글’

용인 기흥구청, 신축주택에
물탱크 설치 대신 직수 추천

“폭염에 씻고 싶어도 물이 안 나오는데 어찌합니까?”

 

최근 33도 이상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용인의 한 신축 주택에서 잦은 단수가 벌어지며 입주민이 씻지도 못하는 등 곤욕을 겪고 있다.

 

이는 관할 구청이 실사도 하지 않은 채 물탱크 설치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건축주는 관할구청을 수차례 찾아가 “지대가 높아 수압이 낮을 것이 우려된다”며 문의했었다.

 

27일 용인시 기흥구청과 B주택 입주자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준공된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의 B주택(총 36세대·연면적 3천707㎡·지하1층, 지상4층)에는 다른 주택과 달리 별도의 물탱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는 B주택과 10㎞ 떨어진 곳에 기흥저수지가 있어 상수도 연결을 두고 기흥구청이 물탱크를 설치 대신, 직접 물을 끌어다 쓰는것(직수)을 건축주에게 추천, 건축주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영덕동 일대는 주변보다 지대가 높아 아래에서 위로 사실상 물을 끌어올릴 수 없었다. 구청 관계자가 현장에 나와보지도 않고 직수를 권유했던 것이다. 실제 B주택과 맞닿아있는 유치원이나 교회 등은 물탱크가 사전에 설치돼 있었다.

 

입주민 Y씨(47·여)는 “입주 첫날부터 지금까지 수압이 약해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애당초 집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B주택 건축주도 “구청 관계자의 말만 믿었을 뿐인데 사달이 났다”며 “물탱크 설치를 위해 추가로 돈이 들게 생겼다”고 탁상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기흥구청 관계자는 “당시에 해당 B주택 주변이 지대가 높은지는 몰랐다”며 “우선은 해당 주택의 수압을 올려 줄 감압장치가 조만간 설치할 것이다”고 해명했다.

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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