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는 과정을, 승패보다는 존중과 배려를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안양 덕천초등학교 홈런왕 티볼부는 최근 열린 ‘제3회 허구연의 롯데리아 페스티볼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창단한 지 2년여 밖에 안됐지만, 학생과 가까이 호흡하는 지도교사와 학생들의 땀과 열정이 이뤄낸 값진 승리다.
이처럼 짧은 이력의 티볼부가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유동균 체육전담 지도교사(41)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 교사는 지난 2014년 4월 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높이고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야구형 뉴스포츠 티볼 운영을 학교 측에 건의하면서 ‘덕천초 홈런왕 티볼부’가 탄생했다. 4~6학년 21명(여학생 4명)으로 구성된 티볼부는 승리를 위한 실력 위주의 주전 선발을 과감히 포기하고 21명의 구성원 모두 게임에 참여하는 특별한 주전 선발 방식으로 운영된다.
유 교사는 “티볼은 투수 없이 티(tee) 위에 공을 올려놓고 치는 야구형 뉴스포츠 게임으로 남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티볼부 운영을 건의하게 됐다”며 “경쟁을 지양하고 서로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통해 골고루 주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월~금요일 오전 8시부터 50분간 기본 수비 포메이션 및 수비 전술 연습, 타격 베팅연습 등 규칙적인 훈련과정에는 언제나 유 교사의 세심한 지도와 배려가 있다. 특히 각종 대회 출전 준비기간에는 오후 특별 훈련까지 유 교사는 늘 선수와 함께 하고 있다.
유 교사의 열정에 응답하듯 덕천초 티볼부는 창단한 지 2년여 만에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휩쓸고 있다. 창단 첫해 열린 ‘제8회 교육장상 학교스포츠클럽 티볼대회’ 8강 진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제12회 한국티볼협회 국회의장배 전국 초등학교 티볼대회’ 3위, 같은 해 열린 ‘제1회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경기남부지역 초등학교 티볼대회’ 3위 등을 이뤄내며 학교 내 티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열린 ‘제3회 허구연의 롯데리아 페스티볼 경기·충청·강원 지역 예선(24개 팀 참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어 본선에 진출한 90여 개 팀과 당당히 겨뤄 준우승을 차지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유 교사는 “덕천초 티볼부가 짧은 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학부모들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특히 티볼에 대한 열정으로 구슬땀을 흘려준 학생들의 공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그는 “주전·비주전의 개념이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덕천초 티볼부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올바른 인성을 지닌 학생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안양=한상근·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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