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현직 경찰관이 불법 오락실 업주에게 수익금 5%를 받기로 하고 단속·수사 자료를 넘기다 적발(본보 27·28일자 7면)된 가운데, 이 경찰관이 최근 다른 경찰관의 오락실 업주 유착 수사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친구 B씨(34)에게 불법 오락실 수익금 5%를 받기로 하고, 23장 분량의 수사보고서를 넘긴 혐의로 생활안전과 광역풍속팀 A씨(34·경장)를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A 경장은 다른 경찰관과 오락실 업주 간 유착을 수사하고 있었다. 수사보고서를 넘긴 당시는 물론 최근까지도 A 경장은 팀원들과 함께 단속 차량번호와 단속반 연락처를 업주에게 넘긴 전·현직 경찰관 등에 대한 수사를 벌였고, 남부서 소속 C씨(58·경위)를 구속하고 전직 경찰 D씨(66)를 불구속 입건했다.
결국, 전·현직 경찰관과 오락실 업주와의 비리를 수사하면서, 자신도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한 경찰관은 “자신도 범죄를 저지르면서 뻔뻔하게 동료를 수사하는 등 경찰로써 부끄러울 뿐이다”면서 “결과적으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지 않느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A 경장이 또 다른 오락실 업주와 경찰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것은 맞다”면서 “팀원들 누구도 A 경장이 수사정보를 넘겼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원·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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