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옷 벗기려고 약점잡아 진정"… 화성동부서 경찰 간부 자살(3보)

경기남부청 감찰 “유서에 거론된 직원들 진상조사 착수”

감찰조사를 받던 화성동부경찰서 소속 50대 현직 경찰 간부가 “동료직원들이 약점을 잡아 진정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29일 오전 5시 26분께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옆 정자에서 화성동부경찰서의 모 지구대 소속 A경위(56)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지구대 팀장이 발견했다.

A경위는 이날 오전 4시10분께 부인 B씨에게 “운동을 하러 나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이에 B씨는 최근 A경위가 스트레스가 심했던 점을 고려해 뒤따라 나갔지만, 놓쳤다.

A경위가 돌아오지 않자 B씨는 1시간여 뒤인 오전 5시 6분께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 같은 지구대 소속 팀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해당 팀장은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숨져 있는 A경위를 발견했다.

A경위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동료직원인) C 경위, D 경위, E 경장 등이 편 가르기 등으로 팀을 와해시켰다”며 “팀장 옷 벗기려고 약점 잡아 (감찰부서에)진정하는 동료직원이 올바른가. 너무 억울하고 억울하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C 경위, D 경위가 술자리에서 자신과 조직을 비하하는 말을 해 기분이 나빠 술값을 계산하고 귀가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 경위는 다른 지구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근무태만 등 복무규율 위반 내용이 제보로 접수돼 지난 14일 현재 지구대로 인사조치됐고, 19일 지방청 감찰조사를 1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A 경위는 병가를 낸 상태였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근무태만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지방청에서 감찰 조사 중이었다”며 “구체적인 감찰 사유는 고인의 명예를 고려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A 경위의 유족 측은 유서에 거론된 직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괴롭혔는지를 조사해줄 것을 경기남부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청 감찰은 유서에 거론된 동료직원들이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사실 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화성동부서는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미뤄 A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강경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