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질이 좋아졌어.”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56) 감독은 지난달 31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타격훈련을 하던 앤디 마르테(33)를 보며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마르테는 이날 배팅 케이지 안에서 힘찬 스윙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여럿 생산하고 있었다. 조 감독은 “지난해 ‘효자 용병’이라 불리던 그때 그 모습”이라고 말했다.
마르테는 지난 시즌 kt의 복덩이였다. 거듭된 연패로 팀 분위기가 바닥을 칠 때도 그는 항상 3할 타율을 유지했다. 두 차례 부상에도 타율 0.348, 20홈런, 89타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꾸준함이 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시즌 초반 알레르기성 비염까지 겹치면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타율은 2할 초반대에서 맴돌았고, 이에 결장하는 날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그랬던 마르테가 살아났다. 지난 주 27일 KIA전부터 31일 롯데전까지 5경기에서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연일 시원스런 장타쇼를 펼치고 있다. 이 기간 마르테가 기록한 장타율은 1.235. 여기에 출루율을 더한 OPS는 무려 1.735에 달한다. 타율도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월 0.232에 불과했던 타율은 5월 0.262, 6월 0.288, 7월 0.328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변화에 조 감독은 “올해는 손에 물집이 잡혔던 작년 스프링캠프 때처럼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그 영향으로 몸이 늦게 만들어진 모양”이라며 농담을 던진다. 그러나 마르테는 “원래 이것이 내 페이스”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뛸 때도 항상 그랬는데 지난해는 이상하리만큼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았다. 조금 특이한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마르테의 올 시즌 목표는 작년보다 많은 장타를 생산하는 것이다. 마르테는 “장타를 많이 때리는 것이 나에게도 좋고,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 팀 승리를 돕겠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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