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오디션을 남발하고는 후속 조치를 제대로 안해 비판을 받고 있다. 상금을 내세워 한판 쇼하듯 펼치는 오디션은 생색내기용, 치적 쌓기용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송가에 오디션 열풍이 불면서 민선 6기 전반기에만 경기도에 새로 생겨난 오디션이 10여 개에 달한다. 오디션 명칭도 비슷비슷해 무슨 사업인지 헷갈릴 정도다. ‘슈퍼맨 창조 오디션’ ‘업(Up) 창조 오디션’ ‘넥스트경기 창조 오디션’ ‘제안 창조 오디션’ ‘게임 창조 오디션’ 등 ‘창조 오디션’이란 명칭이 들어간 사업만도 몇 개씩 된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주창하면서 도의 오디션에도 ‘창조’란 단어를 넣은 것으로 공무원들조차 어떤 오디션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잘 모른다.
경기도의 오디션 남발은 도민들에게 정책을 전달하는데 혼선을 줄 뿐 아니라 공공영역인 행정에서조차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고 흥미 위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하는 오디션 중에는 기존에 공모사업으로 해오던 것을 명칭과 형식을 바꿔 새로운 사업인 양 하는 것도 여럿 있다.
문제는 이렇게 오디션을 남발하고는 당초 약속대로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와 사업화할 수 있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지난해 7월 ‘슈퍼맨 창조오디션’을 개최했지만 상금을 제외하곤 어떤 스타트업도 펀드 투자를 받지 못했다.
이 오디션엔 237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0억원 규모의 슈퍼맨펀드 투자기회 부여’는 창업 초기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오디션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물론 7개 입상팀들 역시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곳도 슈퍼맨펀드 투자를 받지 못했다. 입상한 스타트업이 도 정책사업에 참여를 원할 경우 부여하겠다던 혜택(가점)도 없었다. 도는 입상자들에게 약속한 ‘슈퍼맨펀드 데모데이’ 조차 개최하지 않았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은 것이다. 투자는 커녕 홍보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묵살했다.
슈퍼맨 창조오디션이 스타트업 육성이 아닌 도정 치적사업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이는 투자가 절박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한 것에 불과하다. 투자와 각종 인센티브를 약속해놓고 어긴 것은 스타트업들을 우롱한 처사다. 스타트업이 진정 필요한 게 뭔지 실질적 도움을 주는 행정이 절실하다. 이참에 각종 오디션이 참신한 정책사업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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