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대표팀의 심재성 코치는 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센트로 파빌리온5에서 묘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 펜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색깔을 떠나 메달 두 개 이상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심 코치는 “대표팀의 전력은 4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다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목표로 내건 배경을 설명했다.
종주국 프랑스는 전통적인 펜싱 강국이지만 런던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이후 프랑스 펜싱계는 비상이 걸렸고, 대대적인 물갈이를 거쳐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독기를 품고 리우에 입성했다.
한국 입장에서 프랑스 이상으로 부담스러운 상대는 러시아다. 남녀 세계랭킹 1위인 6명의 선수 가운데 러시아 선수가 2명이고 프랑스, 미국, 중국, 이탈리아 선수가 각각 1명이다. 선수들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은 러시아 국적인 국제펜싱연맹(FIE)의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이다. 세계 100위 안팎의 거부인 우스마노프 회장은 ‘펜싱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심판진을 포함한 펜싱계 전반에 두둑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자 사브르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6월 우스마노프 회장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유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심 코치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도전할 가치가 있다”면서 “한국의 어떤 선수가 깜짝 활약을 펼칠지 솔직히 나도 기대된다”며 웃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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