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김치 포장 열려있어 화나" 방화소동 60대 검거

'집에 경유 뿌리고 가스통 놓고' 화염병 불붙여 경찰과 대치
경찰 "정신과 치료 전력 참작해 불구속 수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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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배달된 김치가 제대로 포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가 나 집에 경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겠다며 난동을 부린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A(61)씨를 현주건조물방화 예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 20분께 1층짜리 단독주택 내부와 마당 등에 경유 40ℓ를 부은 뒤 대문 앞에다가 LP 가스통 2개와 직접 제작한 화염병 1개를 세워놓고 불을 붙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집 뒤편으로 들어가 A씨를 10여분 만에 제압했다. A씨는 집으로 배달된 김치가 포장돼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A씨를 붙잡는 모습. 평택경찰서 제공 = 연합뉴스

집으로 배달된 김치가 제대로 포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가 나 집에 경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겠다며 난동을 부린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남성과 가족들이 정신과 치료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하면서 치료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4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20분께 경찰에 "남편이 마당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이려 한다"는 한 여성의 다급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이 출동하자 A(61)씨는 1층짜리 단독주택 내부와 마당, 대문 앞 등에 경유 40ℓ를 부은 뒤 대문 앞에다가 LP 가스통 2개와 직접 제작한 화염병(소주병) 1개를 세워놓고 대치했다.

화염병에는 불을 붙여놨지만, 현장에 나온 소방관들이 곧바로 제거했다.

마당에 서서 라이터를 손에 들고 집에 불을 붙이겠다던 A씨를 설득하던 경찰은 집 뒤편으로 들어가 삼단봉을 휘둘러 10여분 만에 A씨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바닥에 뿌려져 있던 기름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 경상을 입었다.

다행히 집에 불은 나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내가 주문한 김치가 택배로 왔는데 제대로 포장돼 있지 않고 열려있었다"며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택배를 보니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 예비 혐의로 형사 입건하는 한편, A씨가 며칠 전 정신과 치료를 받아 "알코올 의존성이 심하고 우울증이 있다"는 소견을 받은 점을 참작해 병원 치료를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가족들도 며칠 전부터 A씨를 병원에 입원시키려다가 날짜를 정하지 못하던 중이었다"며 "가족들 요청에 따라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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