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여객선 항로 ‘어망·어구’ 지뢰밭

어민들 어획량 줄자 수심 깊은 곳 설치
걸림사고 빈발… 법적항로 밖 단속 불가

인천지역 연안여객선 항로에서 어망, 어구 등으로 인한 여객선 걸림 사고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9일 인천해양수산청의 연안여객선 걸리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6회, 2014년 7회, 지난해 12회, 올해는 7월 기준으로 13회로 집계됐다.

 

특히 인천~덕적·이작 항로와 인천~백령(대청포함)·연평 항로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청은 최근 서해지역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어민들이 수심이 깊은 항로주변에 어망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탓이다.

 

하지만 여객선이 어망, 어구에 걸리면 잠수부가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결하거나 일부 기관설비가 망가진 채로 운항을 해야하기 때문에 여객선 운항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지난달에도 백령도로 가던 하모니플라워호가 어망 등에 걸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하모니플라워호 기관 4개 중 1개가 고장나 기관 3개로만 운항을 해야 했다. 백령도 도착은 무려 1시간이나 지연됐다.

 

하지만 여객선 항로는 법적으로 지정된 항로가 아니라 어망이나 어구 설치를 막거나 단속하는 것은 어렵다. 해수청과 인천해경, 인천시 등을 어민들을 상대로 계도하는 등 간접적인 조치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수청 측은 “여객선사들이 어구나 어망을 피해 운항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고가 늘고 있다”면서 “어민들의 협조 없이는 안전한 항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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