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 열정을 꽃 피웠던 아들이 이젠 축구가 싫다고 합니다. 꿈을 접으려는 아들을 보니 부모로서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안성에 사는 L군(11)은 2년 전 축구와 인연을 맺고 안성의 S축구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L군은 취미반에서 선수반으로 소속을 바꿀 만큼 축구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8일 밤 용인에서 연습경기를 마치고 안성으로 돌아오던 소속팀 버스 안에서 꿈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10일 S축구단과 L군 등에 따르면 당시 선수반과 취미반 학생 10여명이 탄 버스 안에서 취미반 학생들이 소란스럽게 떠들자 축구팀 단장 A씨가 “조용히 하라”고 말했고, L군은 취미반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줬다. 그러나 소란은 그칠 줄 몰랐다. 아이들이 계속해서 떠드는 상황에서 L군은 잠시 옆자리에 앉아 있던 팀원과 이야기를 나눴고, 마침 이를 본 단장이 L군을 다그쳤다.
이에 L군은 “왜 취미반 애들한테는 직접 말하지 않고 선수반인 저에게만 말하느냐. 차별하시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에 단장은 운행 중인 버스를 멈추고 L군의 뺨과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했다. 이후 L군은 안성시 공도까지 가는 1시간 동안 겁에 질린 채 떨어야만 했다.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L군의 어머니는 늦은 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고, 축구부 감독과 단장을 상대로 항의했다. L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데, 밥 먹을 때마다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가 더 이상 축구부에 가기 싫다고 말하는데 가슴이 답답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축구단 측은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L군의 어머니는 이른 시일내 S축구단 단장 등을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석원·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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