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 등 3천500여명, 최경희 총장 사퇴 촉구 집회…학장들 “본연 자세로 돌아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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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화여대 총장 사퇴 촉구 집회, 연합뉴스
이화여대 총장 사퇴 촉구 집회.

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 등 수천명이 지난 10일 집회를 열고 최경희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농성 학생들은 농성 14일째인 이날 오후 8시 졸업생들과 함께 3천500여명(경찰 추산ㆍ학생측 추산은 3만5천550명)이 신촌 캠퍼스에 모여 점거 이후 두번째 시위를 벌였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찰 1천600명으로 학생들을 위협하고 이화의 정신을 훼손한 최 총장에게 더 이상 학교를 맡길 수 없다.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학내 폭력 진압 사태 등에 대해 우리 이화인들은 최 총장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사퇴가 사과다’, ‘우리 총장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들이 적힌 피켓들을 들고 “최경희는 물러나라”, “경찰투입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캠퍼스 지하 시설물인 ECC 주변을 행진했다.

학생들은 전날 오후 3시까지 최 총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히라고 통보했고, 최 총장이 답을 내놓지 않자 예고했던 이번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관을 점거해 이날까지 농성하고 있다.

지난 3일 최 총장이 결국 설립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농성 학생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최 총장이) 사퇴로 책임지셔야 한다는 학생들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최 총장과 농성 학생들의 입장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해,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성 학생들 사이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농성을 풀지를 두고 활발한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장들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사태 장기화는 이화의 위상을 낮추고 미래의 발전에 방해될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번 일로 학교 발전 방향을 다 함께 고민할 기회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으니 이제는 학업에 집중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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