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가평에서 새로운 축제 트렌드를 읽다

주머니 속의 작은 괴물 ‘포켓 몬스터(Pocket Monster)’는 올해 세계를 뒤흔든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였다. 아이들이 즐기던 만화캐릭터가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체계를 갖추면서 세계를 들썩이는 콘텐츠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포켓몬 고’의 생명줄인 증강현실(AR) 기술은 다들 알고 있듯 우리나라가 더 앞서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의 선제를 잡은 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낸 미국이었다.

 

현 세대의 마음을 이끌 문화 콘텐츠가 중요한 이유이다.

‘지시식세(知時識勢)’란 말이 있다. 때를 알고 대세를 식별하는 지혜를 의미한다. 변화하는 세상의 키워드이자 핵심의제다.

 

이런 관점에서 자라섬을 바라보면 축제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캠핑의 성지였던 자라섬이 축제의 메카로 떠오른 이유 역시 일맥상통한다. 맘껏 놀며 축제를 즐기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도심을 벗어난 자연 속에서 누리는 치유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축제마다 마성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시기인데, 자라섬은 현대인을 위한 스토리텔링을 꾸며가기 더 없이 좋은 장소였던 것이다.

 

자라섬에서는 올 상반기만도 이데일리 캠핑요리축제를 비롯해 굿모닝 경기인 가평, 레인보우 아일랜드 뮤직&캠핑, 수제맥주축제, 코베아캠핑축제 등이 열려 젊은 층과 가족단위 캠핑객들이 대거 방문했다.

 

그리고 △8월 12~15일 자라섬불꽃축제를 비롯해 △9월 3~4일 뮤지컬페스티벌 △9월 10~11일 멜로디 포레스트 △10월 1~3일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10월 24~25일 보야지투 자라섬 △10월 21~30일 자라섬막걸리 축제 등 다양한 특색의 축제들이 하반기에도 줄줄이 준비돼 있다. 모두가 다른 색을 가진 축제이지만 공통점은 ‘자연 속’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자라섬을 축제의 메카로 떠오르게 한 발단에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있다. 이 축제는 올해 13년차다. 재즈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직접 들려주는 명품 재즈음악과 더불어 자연 속 콘서트를 테마로, 가족 혹은 연인의 소풍과 같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재즈페스티벌의 이런 테마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묵묵히 본연의 길을 걷어갈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이 됐다.

 

가평에서는 최근 자라섬재즈페스티벌과 더불어 성장해 가는 또 하나의 샛별 축제가 있다. 바로 ‘어설픈연극제’다. 이는 관객을 ‘참여’로 이끄는 연극 축제다.

 

배우가 각본에 따라 관객에게 전해주는 무대예술로 보는 연극이 아니라 연극을 직접 몸과 눈, 입으로 표현하며 누리는 축제인 것이다. 2회부터는 143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비아레지오 축제를 벤치마킹해 축제가 대형 인형과 함께 거리로 나왔다. 주민 참여방식의 연극축제라는 구성방식과 더불어 거리에서 축제를 즐겨도 부담 없는 가평의 깨끗한 대기환경도 이 축제의 큰 공로자다.

 

‘310 어설픈 연극제 까르네발레’는 오는 10월 8일(토)과 15일(토) 2일간 가평문화예술회관 주변(문화로)에서 5~7m 높이의 움직이는 거대인형 3종과 중형인형 3종과 함께 펼쳐진다.

 

가평은 면적은 서울의 1.4배에 달하지만 83%가 산림이고 각종 규제로 산업 역시 발달할 수 없었다. 이런 환경이 오히려 훼손되지 않은 자연, 깨끗한 공기로, 축제의 새로운 성지로 발돋움해 갈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수도권에서 1시간 거리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다.

 

가평의 청정한 환경은 다가올 새로운 가평의 미래까지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가는 열쇠가 된 것이다.

 

‘가평’은 지금, 자연 속에서 펼쳐질 축제들의 뜨거운 열기로 벌써부터 한껏 달궈져 있다.

 

김성기 가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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