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희 산업부 차관 일문일답…"심려 끼쳐 죄송, TF서 누진제 개편 논의할 것"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11일 당정협의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여름철에 한시적으로 완화해주기로 한 점과 관련해 "찜통더위에 국민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차관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작년 여름보다 가구당 3배가량의 혜택이 더 돌아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누진제 개편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올 7~9월 누진제를 조정해 가계부담을 대폭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현행 6단계인 가정용 누진제 체계에서 구간의 폭을 50㎾h씩 높이는 식으로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1단계의 경우 100㎾h 이하에서 150㎾h 이하로, 2단계는 101~200㎾h에서 151~250㎾h 등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3단계와 4단계를 통합해 3단계 요금을 적용했다.
이번 한시적 누진제 개편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2천200만 가구가 모두 평균 19.4%의 요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우 차관과 일문일답]
--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은 가구당 얼마나 되나.
▲ 요금부담액의 19.4%가량이 경감된다고 보면 된다. 작년에는 가구당 8천 원정도 혜택이 돌아갔는데 올해는 3배가량 더 늘어날 것이다.
-- 산업부는 불과 오늘 아침까지 누진제 개편이 없다고 말했다.
▲ 정부 입장에서는 계속 검토해왔다. 지난 5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주문도 있었다. (개편할) 계기가 필요했다. 하루라도 앞당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긴급 당정협의회 연 것이다.
-- 여름마다 정례적으로 실시할 계획은.
▲ 내년에도 실시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 못한다. 금년은 날씨가 이상 폭염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하고 전력피크가 갱신되는 상황을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3~4년 전 전기 부족할 때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특히 한전의 부채가 작년 기준으로 107조원이다. 계속 적자였다가 최근 이익이 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항상 시행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 구간의 폭을 50㎾씩 늘려주기로 한 근거는.
▲ 가용재원 등을 고려했다. 에어컨 스탠드형이 대개 1.8㎾규모인데 25시간 더 쓸 수 있는 양이다.
-- 어떻게 소급받나.
▲ 7월 고지서가 아직 발급되지 않았다. 경감분이 포함돼 고지서가 나갈 것이다. 이미 고지서가 발급됐다면 환급해 줄 것이다.
-- 누진제 자체를 개편할 계획은 있는가.
▲ 일단은 여름철 한시적으로 경감하는 방안만 마련했다. TF를 구성해 장기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대안을 모아 볼 것이다. 누진제는 완벽한 제도일 수 없고 문제점도 있지만 전력수요 조절이나 소득재분배에 효과가 있었다. 장점을 살리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여러 제도를 참고할 것이다.
정부가 섣불리 특정 안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누진제는 개선이 쉽지 않은 제도다. 12년간 여러 차례 개선하려고 노력했지만 수렴이 잘 안됐다.
-- 내년 여름까지는 개편안을 마련하는 것인가.
▲ 그런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의원들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의견을 듣고 당과 협의할 것이다.
-- 산업부는 부자감세라는 논리로 누진제 완화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 작년에는 3단계와 4단계를 통합했기 때문에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있었다. 지금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전 단계에 대해 구간을 늘리는 조치를 했기 때문에 부자감세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작년에는 혜택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올해 그 부분을 보완했다.
-- 현재 시행되는 누진제의 문제점은.
▲ 주로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는 누진율 11.7배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1, 2단계 요금을 싸게 공급하는 곳이 없다. 4단계 이하까지 원가 이하다. 그래서 오해들도 생긴 것이다. 그런 문제도 FT에서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것이다.
-- 산업용, 일반용 등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 제도를 개편할 계획은.
▲ 당장 개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각계 의견부터 수렴할 것이다. 의견이 나오면 검토할 것이다.
-- 산업용과 일반용 요금에 누진제를 실시하지 않는 이유는.
▲ 산업용과 일반용에 누진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너무 구간이 다양하다. 기술적으로 누진제를 실시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계절 요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 이번 전기요금 할인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 한국전력[015760]의 판매 수익금으로 부담할 것이다.
--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
▲ 그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9월에는 늦더위가 있고 발전기 정비가 본격화하는 시기인데 정비에 문제가 없도록 추진하겠다. 이번 제도를 시행하면 피크 기준으로 78만㎾ 정도가 증가한다고 본다.
-- 전기요금 인하 계획은.
▲ 이번 방안은 올해 이상폭염에 따른 예외조치다. 전반적인 요금체제에 대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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