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둥둥 해상펜션 알고보니 안전사각지대

낚시·캠핑 함께 즐길 수 있지만 바다 추락·화재에 취약
구명조끼·소화기도 부족… 음주·화기사용 등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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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와 캠핑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해상펜션이 바다 추락사고나 화재 등 안전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상펜션은 해수면에 숙박을 하면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설치된 부유식 시설물로, 지난 4월 기준 전국 63개 어촌 공동어장에 187곳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바다 추락사고나 화재 등 안전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속하는 주체나 관련 법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전국에 위치한 해상펜션 51개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펜션이 추락사고와 화재 발생에 노출돼 있었다.

 

절반이 넘는 27곳(52.9%)의 추락 방지용 난간 높이가 1m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았고, 난간 살 간격은 조사대상 모두 10㎝를 넘을 정도로 넓었으며, 대다수인 39곳(76.5%)의 승선입구에 개폐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이용객의 추락이 우려됐다.

 

또 절반이 넘는 29곳(56.9%)의 통로 폭이 1.5m에 미치지 못했고, 5곳(9.8%)의 통로 바닥은 물기·물때 등으로 미끄러지기 쉬웠으며, 16곳(31.4%)은 통로에 조명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조도가 낮은 백열등을 사용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전기를 설비한 44곳 중 5곳(11.4%)은 누전차단기가 열린 채 방치되어 있거나 전선이 물·습기에 노출돼 있었다. 가스를 설비한 33곳 중 11곳(33.3%)은 가스통이 직사광선에 노출돼 있거나 고정되어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했다.

 

더욱이 바다 추락이나 화재 발생 등 안전사고 대응에 필수적인 구명조끼·구명부환·소화기가 부족한 곳도 있었다. 조사대상 중 7곳(13.7%)이 정원의 120%에 미달하는 구명조끼를, 9곳(17.6%)은 2개 미만의 구명부환을 구비하고 있었다. 특히, 절반이 넘는 26곳(51.0%)이 2개에 미달하는 소화기를 구비하고 있어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었다.

 

야간에 어선과의 충돌 방지를 위해 해상펜션의 위치를 알리는 신호등은 15곳(29.4%)이 갖추지 않았고, 유사시 육지로부터의 연락을 수신하는 방송시설은 대부분의 업소(50곳, 98.0%)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현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상펜션 안전기준 마련 및 관리 강화를 관련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해상펜션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음주·야간낚시 자제, 화기사용 주의 등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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