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열차 무임승차 기승 승객사이 옮겨다니며 단속 피해
코레일, 작년 8천500여건 적발
14일 오후 서울 용산에서 출발해 서대전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 안은 여행용 가방이나 배낭을 들고 휴가를 떠나는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열차 출발 시각 한시간여 전부터 매진된 탓에 입석 승차권을 구매한 이들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때 수많은 인파 사이로 역무원이 검표를 시작하자 승차권을 구매하지 않고 열차에 탑승한 ‘비양심 승객’들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특히 간단한 식·음료를 판매하면서 몇 개의 간이 의자가 설치돼 입석 승객들이 몰리는 카페 칸에서는 순식간에 3명의 무임승차객이 적발됐다.
검표를 피하고자 입석 승차객들 사이에 섞여 있다 적발된 A씨는 “왜 나만 표 검사를 하느냐”며 “지금 끊으면 될 것 아니냐”고 오히려 화를 내기도 했다. 또 다른 칸에서는 빈 좌석에 몰래 앉아있다가 적발되는 등 15분여만에 무려 10여명에 달하는 무임승차객이 검표원에게 발각됐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부산에서 수원으로 가던 새마을호에서도 무임 승차객이 끊이지 않았다. 승차권을 구매하지 않고 기차에 올라 복도 한 편에 앉아있던 B씨는 “부산에서 타지 않았고, 열차를 탄지 1시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짧은 거리인데 한두번은 표를 안사도 되지 않느냐”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 주변 승객들의 눈총을 샀다. 결국 B씨를 비롯한 무임승차객들은 역무원에 의해 정가의 50% 부과금이 추가된 가격으로 승차권을 구입해야 했다.
막바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들로 열차가 연일 매진행렬을 이루는 가운데 당연한 절차인 ‘승차권 구매’를 하지 않는 무임승차객들로 역무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열차 탑승 시 바로 검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운행 도중 역무원으로부터 검표가 이뤄지며, 이 마저도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한 검사가 어려워 무작위로 진행되는 방식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총 8천500여건의 무임승차객이 적발돼 8억원의 부과운임을 징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주말은 물론 특히 휴가철에는 기차 이용객이 너무 많아 일일이 표를 검사하기 힘들다”면서 “또 무임승차객들은 열차 안에서 계속 돌아다니거나 곳곳에 숨어있기까지 해 100% 적발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진경·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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