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만으로 ‘뚝딱뚝딱’ 제2의 데니스 홍 꿈꾼다
파주시 금촌고등학교는 여름방학을 맞아 조금은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로 25㎝·세로 25㎝·높이 25㎝의 레고로 이뤄진 로봇을 다루는 일명 ‘로봇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 클러스터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 수업은 평소 배우던 교과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하고 풍부한 학습경험을 제공한다.
로봇수업에는 어렸을 적 흔히 가지고 놀던 장난감 레고(LEGO)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레고로봇이 사용된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볼트와 너트로 구성된 딱딱한 이미지의 로봇이 아닌 장난감 소재의 로봇으로 수업을 배우는 셈이다. 기존에 어려운 이미지에서 탈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로봇을 직접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배우고, 설계도면 없이 상상 속 로봇을 만든다.
이 특별한 수업에는 남다른 재능을 가진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최권근군(19)은 레고로봇 분야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 레고로봇과 인연을 맺어온 최군은 총 3번의 세계대회에 참가하면서 글로벌 인재로까지 촉망받는 학생이다.
로봇수업에서 최군은 다른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생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최군이 참여한 로봇제작 수업에는 금촌고 재학생 7명 뿐만 아니라 인근 한빛고와 교하고 학생들도 참여하고 있다. 최군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로봇이라는 주제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겁다”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의견을 나누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나와 신기하다”고 말했다.
정식 수업은 매주 수요일 열리지만 학생들은 자유롭게 학교에 나와 로봇을 공부한다. 이날도 학생들은 3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를 뚫고 교실에 모여 로봇의 구성·움직이는 원리에 대해 논의하는 등 학구열을 불태웠다. 또 점점 어려운 문제를 풀어 가며,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터득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수업을 맡은 신준섭 강사는 “평소 학교 수업에서 다룰 수 없었던 분야를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며 “특히 로봇제작은 스스로 고민하는 부분이 많은데, 이를 통해 자기주도학습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과정 클러스터와 같은 기회가 확대돼 다양한 진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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