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3개 장관 교체
정무보다 능력 위주 발탁… 인사청문회 감안한 듯
안정적 국정 유지에 방점… 경기인천 인사는 없어
與 “적재적소 인사”… 野는 “시늉내기 개각” 비판
이번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2개 부처 장관 내정자와 4개 부처 차관급을 전부 정치인이 아닌 관료 혹은 전문가로 채웠다는 점이다. 직전 개각인 지난해 12월에는 유일호·강은희 당시 의원이 각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입각한 바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와 조경규 환경부장관 내정자는 30년 이상 관료조직에 몸담으면서 해당 분야와 인연을 맺어왔다. 또 차관급 인사도 정무적인 판단보다는 능력 위주로 발탁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번 개각은 다음 달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고, 그러려면 논란이 많은 정치인보다는 관료 출신 인사가 보다 무난하다는 얘기다.
다만, 농축산부와 환경부는 이동필 장관과 윤성규 장관이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직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교체대상이라는 얘기가 이미 나돌았다. 특히 윤 장관은 미세먼지와 가습기 살균제 대응을 놓고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문책성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각 발표는 광복절을 전후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정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직후 이를 끌고나갈 인사를 발표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당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과 관련된 한·중 관계 악화 등으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박 대통령은 최근 동북아 지역 정세의 변화와 안보 위기를 고려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정무수석의 인사 검증으로 이뤄진 개각인 만큼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검증된 인사와 공직자로 잔뼈가 굵은 인사가 중심이 됐다.
여야는 이날 개각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가 보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집권 후반기 국정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긍정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후보자의 경험과 전문성 및 국정에 대한 이해와 안목 등이 최대한 반영된 인사로 정부 정책 수행과 성과 등에 있어서도 많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수원정)은 “국정쇄신의 의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개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소폭 개각, 시늉내기 개각으로 비켜가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고 평가절하 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개각에 포함된 인물들은 모두 우병우 민정수석의 검증을 거쳤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검증한 사람들을 어떻게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오늘 시행한 개각은 한마디로 국정 쇄신도, 민심 수렴도, 지역 탕평도 없는 ‘3무 개각’이다”고 비판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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