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셔틀콕에 비수 꽂은 日 대표팀 박주봉 감독

▲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강전에서 한국팀을 꺾고 결승에 오른 일본 대표팀의 박주봉 감독(왼쪽)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강전에서 한국팀을 꺾고 결승에 오른 일본 대표팀의 박주봉 감독(왼쪽)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배드민턴 복식 조 가운데 유일하게 4강에 올라 메달의 꿈을 부풀렸던 여자복식의 정경은(KGC인삼공사)ㆍ신승찬(삼성전기) 조가 일본 팀에 막혀 3ㆍ4위전으로 내려앉는 순간 일본 선수단 가운데 웃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인 일본 대표팀 박주봉(52)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제31회 리우 올림픽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정경은ㆍ신승찬 조를 2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오른 세계랭킹 1위의 마쓰모토 미사키ㆍ다카하시 아야카조를 조련시켜 일본 배드민턴 사상 첫 금메달의 꿈을 기대케 만들었다.

 

박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복식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대회 혼합복식 은메달, 세계선수권대회 통산 5회 우승 등 화려한 전적을 남긴 뒤 2007년 은퇴해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거쳐 2004년 11월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출전 13명 중 12명이 예선 탈락한 일본이 세계 정상급의 한국 배드민턴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해 ‘박주봉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카드는 적중했다.

 

일본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맞은 2008 베이징 대회에서 여자복식 1개 조가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고, 4년 뒤인 2012 런던 대회에서는 여자복식 후지이 미즈키ㆍ가키이와 레이카 조가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박감독의 세 번째 올림픽 참가인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복식의 마쓰모토ㆍ다카하시 조가 최소한 은메달을 확보했고, 여자단식서도 4강 진출자를 배출하는 등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이 처럼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일본 팀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태릉선수촌과 같은 대표팀 전문 훈련시설과 합숙 시스템, 대표팀 전담 코치제도의 도입 등 체질 변화를 성공시킨 탁월한 지도력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유일한 복식 조 4강 진출팀에 비수를 꽂은 박주봉 감독은 지도자로써 더없는 영광이었지만, 침통해 하는 모국 선수단 앞에서 웃을 수가 없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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