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광복절이 건국절이냐 아니냐”를 놓고 연일 논란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야당은 “대한민국은 1919년 4월11일(임시정부수립) 중국 상하이에서 건국됐다”며 연일 비난공세를 퍼붓고 있으며, 새누리당도 “대한민국은 1948년 8월15일 건국됐다”고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7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상해 임시정부는 1919년 4월11일에 건립됐고, 대한민국은 1948년 8월15일에 건국된 것이다”면서 “상해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보자는 주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사실인 것이다”고 말했다.
심재철 국회 부의장(안양 동안을)도 “8월15일이 광복절이면서도 건국절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나라의 생일이 아직도 없다. 이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임시정부의 정신은 물론 대한민국이 이어받은 것이지만, 임정은 임정이고 정식으로 출발한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이다”고 강조했다.
심 부의장은 이어 “우남 이승만 대통령이 일부 권위주의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해서 건국 자체를 깡그리 무시해서는 우리 자신의 생일을 부정하는 것이다”며 “따라서 8.15는 광복절이면서도 건국절로써 모든 사람이 나라를 다시 한 번 새겨낼 수 있도록 법제화 작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고 ‘법제화’를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종걸 의원(안양 만안)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한민국 헌법은 명백히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1919년 4월11일 건국된 것이다. 즉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을 한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박 대통령은 한마디로 임시정부를 비롯해서 항일독립운동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그 이유는 관동군에 복무한 아버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를 부정할 수도 긍정할 수도 없는 박 대통령의 처지에 대해서 사실 연민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도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이 1948년 8월15일 건립됐으므로 그날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 반헌법적 주장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재민·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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