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 옆에 짓는 ‘유아숲 체험원’

수원시, 권선구에 내달 27일까지 준공
현장관리 제대로 안해 잡초 무성하고 ‘숲 속의 도서관’엔 오래된 책들 방치
시민들 불만 잇따라… 市 “보완할 것”

▲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에 조성 중인 ‘유아숲 체험원’ 일부 부지가 잡초가 무성하고 진열된 책들이 찢기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민훈기자
수원시가 영유아들에게 다양한 현장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공동묘지’ 인근 공원내에 ‘유아숲 체험원’을 건립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유아숲 체험원을 건립하면서 현장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다.

 

22일 오후 1시께 유아숲 체험원으로 조성되고 있는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산 30-1번지 일원(1만7천294㎡)은 성인 남성 키만큼 자라난 잡초들로 무성했다. 

이곳은 생태 학습장과 생태 연못, 덩굴 식물원 등 다양한 체험장이 운영되고 있었으나 악취와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가운데 비비추, 노박덩굴, 수호초 등 9가지의 식물을 볼 수 있다는 덩굴 식물원은 입구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잡초가 자라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또 ‘숲 속의 도서관’에 진열된 책들은 1980년대 발간되거나 이보다 오래된 책들로 찢기거나 거미줄 같은 게 지저분하게 엉겨 붙어 있었다.

 

특히 유아숲 체험원이 조성되는 곳에서 50여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공동묘지가 자리 잡고 있어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시민 L씨(49·여)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며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 옆에 공동묘지가 있으면 찜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K씨(50·여)도 “공동묘지가 있는 길은 되도록 빨리 지나간다”며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데 유아숲체험원은 불 보듯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에 수원시와 권선구청은 유아숲 체험원이 조성되는 시점까지 모든 시설에 대해 보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동묘지 인근에 유아숲 체험원 부지를 선정한 것은 일반 어린이 공원과 차별성을 두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선구청 관계자는 “시로부터 유아숲 체험원이 조성될 때까지 관리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소한의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예산 부족 등으로 평상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유아숲 체험원이 조성되는 다음 달 27일까지 보완할 것”이라며 “공동묘지는 일부 녹지대가 가리고 있어 유아숲 체험원 운영에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가 국비 7천만원에 자체 예산 7천만원을 보태 추진 중인 유아숲 체험원 건립 사업의 준공 예정일은 다음달 27일이다.

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