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근로자 10명 중 9명은 대기업과 협력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가 최근 중소기업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 노조 파업과 임금격차에 대한 중소기업 근로자 인식조사’를 실시해 23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근로자가 89.2%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불평등하다’가 51.4%, ‘불평등하다’가 37.8%였으며 ‘적절하다’고 답변한 근로자는 1.6%에 불과했다.
또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본인 또는 자녀를 ‘동수저(43.6%)’ 또는 ‘흙수저(37.6%)’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대기업 근로자나 자녀에 대해서는 ‘금수저(44.2%)’나 ‘은수저(34.2%)’로 바라보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아울러 노력에 따른 계층 이동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도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50.0%)으로 ‘가능하다’고 대답한 비율(13.8%)보다 월등히 높았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려면 ‘기득권 철폐 및 고용 유연화를 통한 일자리 순환구조 구축(62.2%ㆍ복수응답)’과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 및 인건비 절감분으로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56.4%)’이 시급하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 파업과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조선업계의 파업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61.4%로 ‘타당하다’는 의견(14.0%)보다 크게 높았다. 근로자들은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일자리 시장이나 협력업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74.2%)’고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 ‘하청업체 부담 가중 및 임금격차 심화(67.9%ㆍ복수응답)’, ‘대기업과 임금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59.3%)’,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 심화(34.0%)’, ‘노사분규 부담으로 인한 대기업 채용 축소(24.8%)’ 등을 꼽았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자동차 원청업체 근로자 평균임금이 9천700만원에 달하는 반면 1차 협력업체는 4천700만원, 2차 협력업체는 2천8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인데 고임금을 받는 원청업체의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면 임금 손실을 보는 중소기업 근로자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불공정관행을 뿌리뽑아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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