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추경 무산 위기에도… 여야는 네탓 공방만

與 “의회주의 근간 흔들어”… 더민주 “청문회 우선”
국민의당 절충안도 거부한 채 양보 없는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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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경정 예산안 처리와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간 지루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상조차 중단된 채 책임공방만 과열되고 있다.

 

여야의 추경처리를 위한 협상이 23일로 이틀째 중단되면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현재 의원(하남)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 예산을 증인 협상 문제로 거부하는 야당은 진정 민생을 살피도록 조속히 추경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면서 “3당 합의에 따라 기재위와 정무위로 나눠 청문회를 하기로 한 정신을 살려 증인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선 추경 후 청문회에 여야가 합의한 만큼 야당이 민생을 위한 추경 통과에 협조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연일 압박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당 대표가 만나 국민 앞에서 서명한 합의서가 완전히 휴짓조각이 됐다”면서 “당내 강경 세력들이 흔들면 대국민 약속도 깨는 이런 민주주의가 어딨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친노 강경세력들에 의해 합의가 원천 파기되는 일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 아니냐”면서 “의회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가 지금 벌어지고 있다. 이러고도 (더민주가) 수권을 꿈꾸느냐”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더민주는 구조조정 청문회에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출석해야만 추경안 통과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22일 의총을 통해 재확인하는 등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경안의 조기통과를 위해 제대로 된 청문회가 조속히 성사돼야 한다”면서 “천문학적 국민 세금을 집행하는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한 분들의 해명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국민 세금만 지출해달라는 것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의 ‘야당 내 특정 강경세력’ 발언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새누리당의 자세변화를 요구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통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국민이 모두 강경세력이란 말이냐”면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사이에서 눈치 보기에 바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여당과 제1야당간 이같은 양보없는 정쟁이 이어지자 추경처리의 골든타임이 지나가는 것은 물론 자칫 추경 처리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은 일단 추경안 심의부터 재개하는 한편 청문회 증인 협상을 별도로 진행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금 예결위를 진행하지 않으면 추경이 어렵다”면서 “9월2일 내년도 예산안이 넘어오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26일 이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더민주는 청문회 증인 채택 우선 방침을 고수하면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해인ㆍ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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