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준비해야 하는데…길어진 무더위로 유통업계 혼란

8월 말이 되도록 불볕더위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면서 의류, 유통업계가 가을맞이에 고심하고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가을 상품을 입고한 매장에서는 매출이 하락해 울상을 짓고있는 반면, 여름 상품 판매를 이어가는 대형마트에서는 조금이라도 매출 증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24일 수원시 팔달구의 A 의류매장은 가을옷을 준비하는 고객을 위해 예년처럼 지난 7월부터 가을ㆍ겨울 의류를 진열하기 시작했다. 현재 매장 의류의 70%가 가을ㆍ겨울 상품으로 바뀌었지만, 이 상품들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에도 못 미쳐 손해가 크다. 

이 시기에는 매장 상품을 가을 상품으로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날씨가 덥다 보니 그저 서늘해지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A 매장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말에는 가을옷을 준비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 반소매 등 여름 의류 수요가 없었지만, 올해엔 지금까지 여름 의류 판매가 줄고 있지 않다”면서 “가을 문턱이라 여름 의류 재고를 더 확보하기도 어려운데 고객들이 여름 의류만 찾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여름 품목이 매출 호조를 이어가자 관련 품목의 판매 기간을 더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에는 이달 1일~23일까지 에어컨, 수박 등 대표 여름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96.1%, 23.1% 증가했다. 이러한 매출 호조를 이어가고자 8월 말부터 가을맞이를 시작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에어컨, 수박 등 관련 상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절 변화에 맞춰 품목을 구성하는 유통업계에서는 여름 막바지까지 이어지는 무더위가 여간 당혹스러운 게 아니다”라면서 “9월에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석 명절에는 시장의 판도에 큰 변화가 있는 만큼 이런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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