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다음달 11일 국제대회 ‘코리아컵 개최

17억 상금이 걸린 국제대회 ‘코리아컵’이 다음달 11일 개최된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지난 12일, ‘코리아컵·코리아 스프린트 선정위원회’를 갖고 외국 출전마의 윤곽을 확정 지었다.

 

1800M 장거리 경주인 ‘코리아컵’에서 단연 돋보이는 경주마는 ‘GUN PIT(6세, 거세마, 홍콩)’이다. 출전마 중에서 레이팅이 가장 높고, 지금껏 21번 출전해 우승만 8회를 기록한 홍콩 샤틴 경마장의 ‘장거리 왕자’다. 비록 기록은 저조했지만 올해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인 두바이월드컵 최종라운드에 진출한 경주마이기도 하다.

 

모래주로에서 특히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홍콩에서는 ‘Dirt Superstar(모래주로의 슈퍼스타)‘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 역시 모래주로라 여러모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대가 높다.

 

모래,반시계방향 주로의 최강자 ‘CHRYSOLITE(6세, 수말, 일본)’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 최고의 목장 ‘노던팜’ 소속 경주마로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도 한화로 26억원이 넘는다. 일본 최고의 명마 ‘선데이사일런스’의 피를 물려받았으며, 재팬더트더비 등 GㆍGⅡ 경주에서의 우승 이력도 화려하다. 한국과 같은 반시계방향 모래주로에서 특히 강하다. 최근 출전한 1800M 경주에서는 1분 50초대의 좋은 기록을 달성했다.

 

이들을 상대하고자 싱가포르가 내놓은 카드가 ‘INFANTRY(4세, 거세마, 싱가포르)’다.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4세마로 지금까지 총 12번 출전해 우승 4회, 준우승 6회를 기록했다. 다만, 12번 중 절반이 1200M 경주였고 대부분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던 만큼 왜 ‘코리아 스프린트’가 아닌 ‘코리아컵’에 출전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싱가포르의 두 번째 경주마 ‘ORDER OF THE SUN(6세, 거세마, 싱가포르)’도 이색적인 기록으로 인해 눈길을 끈다. 본인의 실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적성거리’를 찾는 게 중요한 경마에서 매번 출전거리를 ‘중구난방’으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1200M를 시작으로 최장 2800M에 이르기까지 무려 7개의 각기 다른 거리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 모래주로보다 기록이 좋은 잔디주로에서의 1800M 기록은 1분 48초~49초대다.

 

1200M 단거리 경주 ‘코리아 스프린트’ 역시 우승마를 쉽게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그 중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건 아일랜드의 유일한 출전마 ‘WILD DUDE(6세, 수말, 아일랜드)’. 총 22번 출전해 우승 8회, 준우승 5회를 기록했다.

당초 미국에서 활동하다 올해 아일랜드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다수의 GⅠ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올해도 GⅡㆍGⅢ급 경주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 중이다. 미국에서 활동 당시, 1200M 모래주로를 통상 1분 9초대로 주파했다. 참고로 한국 1200M 최고 기록은 ‘최강실러’가 지난해 기록한 1분 11초다.

 

‘WILD DUDE’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홍콩이 자랑하는 단거리 스프린터 ‘RICH TAPESTRY(8세, 거세마, 홍콩)’다. 8세 노장이지만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두바이 골든샤힌(G1, 1200m) 경주에 출전했을 만큼 기량이 우수하다. 올해는 입상에 실패했지만 2014년에는 준우승을, 지난해에는 3위를 기록했다. 10번 이상 해외무대를 밟아본 국제대회 베테랑으로 지난 3월에는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1200M를 1분 11.7초로 주파했다.

 

지난해 한국의 싱가포르 첫 원정 오픈경주에서 쓴 아픔을 안겨준 ‘SUPER WINNER(5세, 거세마, 싱가포르)’도 출사표를 던졌다. 싱가포르 터프클럽의 대표 스프린터로 이번에는 안방이 아닌 타국에서 적들을 맞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생각이다. 

올해도 8번 경주에 출전해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3회, 3위를 2회 차지함으로써 단 한 번도 입상을 놓치지 않고 있다. 데뷔 이래 오직 1200M 이하만 달린 스프린터로 지난 7월에도 1200M에 출전해 1분 10.05초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별명도 ‘건 스프린터(Gun Sprinter)’다.

 

‘코리아컵’과 ‘코리아 스프린트’ 두 경주 모두 기대 이상으로 외국 출전마들의 실력이 막강해, 한국 출전마들의 선전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 외에, 당일 컨디션, 경주 작전, 주로 상태, 기후 등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경마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출전마 선발은 8월말로 예정돼 있으며, 외국 출전마 입국은 9월 1일부터다. 그전까지는 현지에서의 경주마 상태 등에 따라 외국 출전마의 변동도 가능하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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